'나의 길' ‘너의 길’ 아닌 ‘우리의 길’로 가라
인생에서 가장 어렵고 골치 아픈 '도전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사람' 문제다. 가정이나, 일터에서 우리는 늘 각종 분쟁과 성격 차이로 인해 괴로워한다.
우리가 사람들 간 관점의 차(差)나 분쟁을 쉽게 넘기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각자 자신의 입장에만 매달리기 때문이다. 이로써 우리는 '나의 길' 또는 '너의 길', 이 두 갈래 길밖에 보지 못한다. 네가 이기면 내가 지고, 네가 지지 않으면 곧 내가 이기지 못한다는 생각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고 방식을 뚫고 나가기 위한 해결책으로, 나는 전혀 새로운 목표를 여러분에게 제안하고 싶다. 바로 '제 3의 길'이다. 이는 나의 길도, 너의 길도 아닌 '우리의' 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길이 정확히 내 길과 네 길 사이의 정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창조적인 노력으로 찾아내야 하는 보다 수준 높고, 더 나은 길이다.
제 3의 길을 찾기 위해선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일단 분쟁 당사자 중 한 쪽이 두 개의 질문을 던지고, 이를 바탕으로 상호 협상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두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지금까지 서로가 각자 내 놓은 해결책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얻고 싶은가?'
'한 쪽이 한 말을 다른 한 쪽이 자기 언어로 다시 말해보는 과정을 거쳐 대화를 이어간다는 간단한 규칙에 동의하는가?'
많은 세월 동안 나는 극한 대립을 보이는 두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제시해 이들이 스스로 제3의 길을 찾도록 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기업 고객으로부터 '실적 부진'을 이유로 소송을 당한 한 컨설팅회사 사장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나는 그에게 앞서 말한 두 단계를 찬찬히 일러 준 후,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전적으로 당신 몫'이라고 충고했다. 소송을 당한 회사 사장은 그 길로 상대 기업 사장에게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와도 좋으니 한번만 만나자"고 전화를 걸었다.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두 사람은 한 테이블에 앉았다.
소송을 당한 회사 사장은 하얀 도화지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상대 기업의 주장을 최대한 꼼꼼하고 자세하게 설명한 후 이렇게 물었다. "이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귀사의 입장입니다. 맞습니까?" 그러자 상대 기업 사장은 "거의 다 맞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틀렸다"고 지적했다. 상대방의 의견을 꼼꼼히 경청한 후, 소송 당한 회사 사장은 처음부터 다시 자신이 이해한 상대 회사 상황을 묘사했다. 상대방은 "아주 정확하다"며 만족해 했다. 이렇게 하고 난 후, 그는 상대방에게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내가 했던 것처럼, 당신도 나의 입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해 주시겠습니까?"
두 개의 질문을 통해 둘은 처음으로 상호 이해를 통한 제3의 길을 찾는 여정(旅程·journey)에 들어섰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한 동기 부여(motivation)가 된 셈이다. 두 명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합의점에 다다랐음은 물론이고, 둘의 유대(bond) 역시 끈끈해졌다. 이렇게 되자 단 한 가지 문제만 남았다. 바로 각자 자신의 회사로 돌아가 오랫동안 반목을 지속하던 상대편 회사와 다시 함께 일하게 됐다고 조직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제3의 길에 다다르려는 창조적인 노력은 이와 같이 신뢰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아주 단단한 끈을 만들어 낸다.
조선일보·한국리더십센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