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차세대 원전으로 각광받는 중소형 원자로 개발 동향

럭키홍 2010. 7. 9. 13:30


차세대 원전으로 각광받는 중소형 원자로 개발 동향


  원자력 선진국들은 대형 원전은 물론 중소형 원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중소형 원자로 시장은 오는 2050년까지 최대 1,000기의 수요가 발생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원자력협회도 2050년까지 건설될 중소형 원전은 500~1,000기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해수 담수화용 1,000억 달러, 소규모 전력 생산용 2,500억 달러 등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대형 원전보다는 중소형 원자로 건설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물 부족현상과 전력수요가 크지 않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1,000MWe급 대형 원전보다는 안전성이 확보된 중소형 원전이 더 적합하다.

  특히 카자흐스탄이나 칠레처럼 국토는 넓지만 인구밀도와 전력수요가 크지 않아 발전 및 송전 비용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들에게 중소형 원전이 안성맞춤이다.

  현재 중소형 원자로 분야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아르헨티나, 러시아 등이 적극 개발에 나서고 있다. 도시바는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와 합작을 계기로 중소형 원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 TWR (Traveling Wave Reactor)

  “현재 절반의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싶다”고 세계적인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밝힌 자신의 꿈이다. 지난 2008년 MS 경영에서 물러난 세계 최고의 갑부 게이츠는 평소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런 게이츠에게 원자력을 소개한 인물은 전 MS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이던 미어볼드였다. 현재 신기술 개발과 특허관리 벤처업체 인텔렉처 벤처스(IV)의 최고경영자(CEO)인 미어볼드는 게이츠에게 원자력을 차세대 유망사업이라고 소개했다.

 해외 원자력 산업 동향


  게이츠는 지난 2000년 미어볼드의 조언을 받아들여 원자력 벤처기업인 테라파워(TerraPower)사를 설립했다. 게이츠는 이 회사에 77억6,056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게이츠는 지난해 11월 6일 테라파워의 간부 3명과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원전기업인 도시바를 방문하여 원자로 개발현장을 둘러보았다. 게이츠는 당시 도시바의 소형 원자로 개발에 상당한 흥미를 보였다.

  이후 게이츠는 지난 3월 테러파워사와 도시바가 공동으로 차세대 원자로인 ‘트래블링 웨이브 리액터(Traveling Wave Reactor, TWR)’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TWR는 농축우라늄을 연료로 하는 현행 원자로와 달리 우라늄 농축 때 발생하는 저품질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열화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자로로서, 핵연료 교환 없이 최장 100년간의 연속 운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발전출력도 100MWe급 소형에서 1,000MWe까지로 다양하다. 원자로 내에서 서서히 연소하면서 핵분열 반응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제어봉이 필요 없어  안전성도 높다. 장기간 이용에 견딜 수 있는 재료 확보 등의 과제는 있지만 건설 및 운영비용이 낮은 그야말로 ‘꿈의 원전’이라 말할 수 있다.

  게이츠가 도시바와 공동 개발에 합의한 것은 도시바가 이미 개발을 완료한 초소형 원자로의 기술력 때문이었다. 도시바가 4S(Super, Safe, Small, Simple)  라고 명명한 이 초소형 원자로는 앞으로 빌딩이나 아파트 단지 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도시바의 4S 원자로는 미국을 비롯해 중소형 원전 시장에 상당한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도시바는 현재 10MW급의 초소형 원전 개발을 마치고 오는 10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인증을 신청하고, 2014년 1호기를 착공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TWR과 기술적 공통점이 많아 자체 보유하고 있는 관련 기술을 80% 정도 전용하면 차세대 원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이츠와 도시바는 오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해 최대 7,000억 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만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값싸고 오래 사용하고 안전하고 작으며 간단한 원자로가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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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워싱턴에 본사를 둔 테라파워사는 두 번째 단계의 자금 조달로 이번 주에 3,500만 달러 이상을 증액하였다고 발표했다. 찰스 리버 투자회사와 코슬라 투자회사가 테라파워사의 투자그룹으로 합류했는데, 이 투자그룹에는 네이던 미어볼드와 빌 게이츠가 공동 설립자인 인텔렉추얼 벤처도 포함되어 있다.



□ mPower

  미국 밥콕&윌콕스(B&W)사는 지난해 6월 125MWe인 ‘mPower’라는 소형 원자로를 개발했다. B&W사는 이 원자로가 소형이기 때문에 입지부지와 송전망의 제약에 관계없이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5년간 연료를 교환하지 않고 운전할 수 있어 운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치비용도 기존 대형 원자로의 10분의 1 수준이다. B&W사는 이미 mPower의 개발과 인허가 및 공급을 담당할 B&W 모듈러 뉴클리어 에너지사를 설립하고 2011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DC)을 신청할 계획이다.

  테네시계곡개발공사(TVA)와 퍼스트 에너지, 오글소프 전력 등 미국의 3개 대형 전력회사들은 B&W와 이 소형 원자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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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IS (International Reactor Innovative and Secure)

  도시바에 경영권을 넘기긴 했지만 웨스팅하우스는 여전히 미국 원자력산업의 자존심이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국제 공동으로 IRIS(International Reactor Innovative and Secure)라고 명명한 4세대 원전 개발을 추진해왔다.

  IRIS의 용량은 100~335MWe에 불과하지만, 이 원자로는 3세대 원전보다   안전성이 탁월하고 사용후핵연료의 유용 여부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전력 생산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 KLT-40S

  러시아가 개발 중인 소형 원자로는 KLT-40S로, 러시아 핵잠수함 원자로 제작사인 OKBM에서 제작했다. 이 원자로는 가압수형 원자로이며, 농축도 90%의 우라늄 235를 연료로 사용한다. 러시아는 35MWe급인 이 원자로를 선박형 원전에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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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원자로는 연료 교환을 하지 않고 10~13년 정도를 발전할 수 있으며, 플랜트 수명은 35~4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 SMART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SMART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997년부터 독자적으로 개발해온 우리 고유의 원자로 모델로, 대형 상용 원전의 10분의 1 수준인 열출력 330MW 규모의 중소형 원전이다. 주요 기기들이 대형 배관으로 연결된 현재 상용 원전과 달리 원자로의 주요 기기를 한 개의 압력용기 안에 설치한 일체형 원자로이다.

  현재 SMART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세계 각국이 개발 중인 중소형 원자로 가운데 개발 정도가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표준설계를 수행하는 ‘SMART 기술검증 및 표준설계인가 획득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SMART 기술검증 및 표준설계인가 획득사업’은 지난해부터 3년간 정부가 70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13개 민간 기업이 1,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모두 1,700억 원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SMART 개발의 마지막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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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13개 기업 컨소시엄은 6월 14일 330MWt급 SMART 원자로에 대한 설계 작업을 완료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1,000억 원(약 8,300만 달러)을 출자한다는 협약식을 가졌다.

  13개 한국기업의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전력공사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SMART  원자로 개발을 위해 1,000억을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고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한전그룹의 회사들이 지분의 51%, 포스코그룹이 28%, 그 외에 대우, STX중공업과 일진에너지가 나머지 지분에 참여할 것이다.

  SMART 원자로는 일체형 증기발생기 및 첨단 안전기능을 탑재한 330MWt급 가압경수형 원자로이다. 원자로는 최대 100MWe의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해수 담수와 같은 열 응용 프로그램, 60년 설계수명에 3년마다 연료를 재장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배관이 파단 되는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없애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경제성과 환경친화성을 향상시킨 신개념 원자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전력 생산만 가능한 대형 원전과는 달리 해수 담수화에도 동시에 활용이 가능해 원자로 1기로 인구 10만 명 규모의 도시에 약 9만kW의 전력과 하루 4만 톤의 식수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

  SMART는 국가 전체 전력소비량이 적어 대형 원전을 건설하기 어려운 소규모 전력망 국가가 도입하기에 적합한 원자로다. 아울러 인구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지 않고 넓게 분산돼 있어 송배전망 구축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되는 분산형 전원국가나 물 부족국가 등도 SMART의 잠재 수요국으로 꼽히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현재 개발 중인 중소형 원자로 가운데 우리나라의 SMART 원자로에 이어 러시아의 KLT-40S를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독자적으로 개발해온 국내 고유의 원자로 모델인 SMART 원자로는 내년 개발을 완료한 후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필리핀,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리비아, 칠레 등이 스마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칠레가 분산형 전원 개발을 위해 중소형 원전 도입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및 IAEA와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카자흐스탄이 SMART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기로 하고 공동으로 기술검증과 건설을 협의 중이다.

  리투아니아도 자국 전력 문제 해결을 위해 SMART 건설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특히 SMART는 해수 담수화설비와 연계해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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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을 공급하는 동시에 담수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해 향후 물 부족에 어려움을 겪을 국가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아이템이다.

  앞으로 중소형 원전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도 더욱 작고 값싸고 안전한 중소형 원전을 적극 개발할 필요가 있다.


<세계 중소형 원자로 개발 현황>

명 칭

용  량

형태

개  발  자

KLT-40S

35 MWe

PWR

OKBM, Russia

SMART

330 MWt

PWR

KAERI, South Korea

IRIS

100-335 MWe

PWR

Westinghouse-led, international

mPower

125 MWe

PWR

Babcock &Wilcox, USA

VK-300

300 MWe

PWR

Atomenergoproekt, Russia

CAREM

27 MWe

PWR

CNEA &INVAP, Argentina

NuScale

45 MWe

PWR

NuScale Power, USA

NHR-200

200 MWt

PWR

INET, China

HTR-PM

2x250 MWt

HTR

INET & Huaneng, China

GT-MHR

285 MWe

HTR

General Atomics (USA), Minatom (Russia)

BREST

300 MWe

LMR

RDIPE, Russia

SVBR-100

100 MWe

LMR

Rosatom/En+, Russia

MRX

30~100 MWe

PWR

JAERI, Japan

FUJI

100 MWe

MSR

ITHMSO, Japan-Russia-USA

PBMR

200 MWt

HTR

Eskom, South Africa


[출처 : Bloomberg(2010. 5. 20)/ KONICOF(2010. 6. 15)/ ENS NucNet(2010. 6. 17)/               WNN(2010.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