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및 명글의 고향

지우고 다시 쓰는 생각

럭키홍 2011. 10. 26. 18:09


지우고 다시 쓰는 생각 
"빨리"의 'ㅃ'을 썼다가 지우고 
"천천히"의 'ㅊ'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빨리 해야 할 일 같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천천히 하는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려움"의 'ㄷ'를 썼다가 지우고 
"평화"의 'ㅍ'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시작하는 일이 
두려웠지만 다시 생각하니 
내가 성실과 친절로 일하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을것 같아 마음이 편안 해 졌습니다. 
"미운"사람의 'ㅁ'을 썼다가 지우고
"사랑"하는 사람의 'ㅅ'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그를 미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니 
나는 그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절망'의 'ㅈ'을 썼다가 지우고 
"희망"의 'ㅎ'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이제 더 남은것이 없는 줄 알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아직도 내게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복수"의 'ㅂ'을 썼다가 지우고 
"용서"의 'ㅇ'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내게 있는 모든 걸 걸고 
복수를 하기로 했으나 그보다는 용서가 
더 아름답고 멋진 일 이라는 생각이 들자 
내 마음이 갑자기 기뻐졌습니다. 
"불만"의 'ㅂ'을 썼다가 지우고 
"감사"의 'ㄱ'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세상의 모든것이 불만스러웠으나 
다시 생각하니 그 안에는 보석보다 
더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들이 셀 수 없이 많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별"의 'ㅇ'를 썼다가 지우고 
"기다림"의 'ㄱ'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쉬운 방법인 이별을 택하려 했으나 
다시 생각하니 힘들지만 
기다림이 아름답다는 쪽으로 
내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좋은생각 2002년 6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