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사랑방

커피도 세월따라/박대용 (둔산커피바리스타학원장

럭키홍 2014. 5. 30. 08:30

  • 커피도 세월따라

    박대용 (둔산커피바리스타학원장)

    박대용 원장 | - 입력 2014.05.28 19:26:02 수정 2014.05.28 19: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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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도와 드릴까요?” “아 네, 저 (메뉴판) 위에 에스프레소 2잔 주세요.”
    “여기 커피 나왔습니다.” “엥? 왜 이리 조금이야?”
    3~4년 전만 해도 커피전문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풍경이다.

    요즘은 40~50대 중년 남자들도 에스프레소 전문점을 이용할 정도로 커피문화가 대중화되서 그런 풍경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커피를 주문하기가 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필자가 아버지를 따라 처음 다방이라는 곳을 가본 것은 1960년대 말인 초등학교 1학년 때로 기억된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이 있었고, 어른들이 어떤 메뉴를 드셨는지 잘 생각이 나진 않지만 나는 고소한 땅콩차를 먹었던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을 하고 있다.

    나는 어린아이라서 커피가 아닌 메뉴를 시켜주셨고, 어른들은 아마도 커피를 드셨을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만든 커피인지는 모르겠지만 60~70년대 다방에서는 냄비에 커피 가루를 넣고 끓여서 여과천에 걸러주는 냄비커피나 불 위에 직접 올려서 진공의 원리로 조제하는 대형 싸이폰, 추출용량이 많은 15인용 드립식, 유리주전자 안에서 계속 우려내는 퍼콜레이터가 아니었나 싶다.

    고등학교 졸업 때인 70년대 말, 새로운 다방형태인 음악다방, 싸이폰 커피 전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정, 경동, 국일, 늘봄, 서림다방 등의 음악다방들.. 도끼빗을 뒷주머니에 꽂은 장발의 디제이와 음악박스가 있던, 옛날 그 시절 소재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풍경이다. 같이 생겨나기 시작한 원두커피 전문점의 확산 속도는 요즘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확산 속도 이상이었다.

    1980년 카톨릭 문화회관 지하에 생긴 ‘가배’는 당시 다방의 서빙은 여자 종업원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키도 크고 잘생긴 훈남들이 깔끔한 제복을 입고 커피 서빙을 하여 많은 여학생들이 찾곤 하였다. 가배와 함께 영상, 은모래, 하얀섬, 검은돛배, 커피가 있는 풍경, 조금빠르게 등등 수많은 커피전문점들이 성업을 했다.

    대전, 청주, 대구에만 있던 독특한 커피 문화였다. 레스토랑 뺨치는 인테리어에 알콜 싸이폰 커피, 카페로얄 같은 요즘 메뉴에도 밀리지 않는 메뉴를 가지고 1990년대 말까지 유지되었다. 당시 서울은 ‘바쁘다 바뻐’ 시대로 주전자에 물만 펄펄 끓여다 맥심을 타주는 방식이었지만 오히려 대전, 충남 등 지방에서 원두커피를 뽑아서 제공을 하였던 것이다. 다방에서는 주방 아주머니들이 대형 드립퍼를 이용해 원두 커피를 뽑았고, 여종업원들은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 배달하는 유례없는 커피 판매 방식이 탄생했던 것이다.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배달을 함으로써 매출을 올렸다. 그 후 티켓다방이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아무튼 원두커피 전문점과 일반다방, 이렇게 두 종류의 커피 판매 형태가 90년대 중반까지 유지됐고 손님들은 커피를 주문하면 그냥 프림, 설탕을 넣기만 하면 되는 비교적 편하고 간단한 커피를 마셨다. 그러다 1997년 불어닥친 IMF의 영향과 때맞춰 보급되기 시작한 냉온수기에 의해, 일회용 커피믹스 시대가 열리면서 커피전문점과 다방의 존재 명분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커피 춘추전국시대, 커피 과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드디어 1999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생긴 스타벅스 1호점은 우리나라의 커피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미국에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이나 보고 왔던 뉴요커 문화가 우리나라를 강타한 것이었다. 자판기 컵보다 엄청나게 크고 두꺼운 종이컵에 뚜껑을 씌운 포장의 커피를 들고 다니는 모습은 매우 신기해보이고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편의점에서 1000원 짜리 컵라면을 먹고 스타벅스의 5000원 짜리 메뉴를 먹고 있는 ‘된장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이후 에스프레소가 무엇인지 주문하는 사람도 주문받는 사람도 잘 모르고, 주고 받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날의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갑자기 들어온 이러한 형태의 커피전문점에 적응하여 주문을 하기란 여간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커피는 서기 700년경에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어 예멘을 거쳐 1600년 경 이후 전세계로 전파되었는데, 1900년경부터 약 100여 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발전시켜 온 것이 에스프레소 문화이다. 그것을 미국에서 전세계로 확산시켰고, 미국의 공로를 인정할 수밖에 없어 이탈리안 스타일, 아메리칸 스타일로 나누고 있다. 만일 우리나라 김치를 일본이 기무치로 확산시킨다면? 생각만 해도 씁쓸한 일일 것이다.

    에스프레소는 ‘빠르다’라는 뜻인 Express의 이탈리아어로 1인분에 7g의 커피를 93℃의 물과 9기압의 압력으로 30초 동안 30ml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 소주잔 한 잔 분량의 커피로 요즘 커피전문점의 모든 메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메뉴판 위의 제일 저렴한 가격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모르고 주문하고 받았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하하

    자! 커피도 문화다. 수많은 커피전문점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여러분은 이 커피문화를 알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글을 마치면서 커피전문점에서 메뉴 주문하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아래에 소개한다.

    에스프레소 - 커피의 심장(설탕을 넣고 먹으면 정말 맛있다.)
    아메리카노 - 에스프레소 + 뜨거운 물
    카페라떼 - 에스프레소 + 뜨거운 우유
    카푸치노 - 에스프레소 + 뜨거운 우유 + 풍부한 거품
    바닐라라떼 - 에스프레소 + 뜨거운 우유 +바닐라향 시럽
    카페모카 - 에스프레소 +초콜렛 소스 + 뜨거운 우유 + 휘핑크림 + 초콜렛 장식
    카라멜마끼아또 - 에스프레소 + 향시럽 + 뜨거운 우유 + 풍부한 거품 +카라멜 장식
    아이스 메뉴는 찬물, 찬우유와 얼음을 넣은 것 , 나머지 메뉴는 눈치껏.....^ ^
    자! 이 정도만 알아도 선택의 폭은 넓지 아니한가!

    * 프림 - 동서식품의 상품명이 고유어로 됨, 원래는 크림 Cream 이 맞다.
    .......................................

    박대용 원장. 1981년 동서식품대리점 한밭상사 창업.커피관련 전문강의 (꿈돌이랜드, 푸드아카데미, 요리직업전문학교, 충남대학교 아시아 포럼) 현, 코파원두커피 브랜드 로스팅공장 운영.이태리 명품 커피머신 Faema 공식대리점.사)한국능력교육개발원 커피바리스타 지정검정장 운영.한국커피자격검정평가원 커피바리스타(2급), 커피마스터(1급) 심사위원.대전시민대학 커피바리스타반 출강.둔산커피바리스타학원 원장.커피랜드 씨엘 대표637-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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