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사월 - 박목월
송화(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정리]
갈래-서정시. 자유시
성격-향토적. 낭만적. 민요적
운율-3음보. 민요조
제재-윤사월의 산골
주제-한국적인 고적감과 애절감
구성-기승전결
출전-상아탑6호(1946.5)
[짜임]
1연-송화 가루 날리는 외딴 산봉우리
2연-홀로 우는 꾀꼬리
3연-외딴집의 눈 먼 처녀
4연-꾀꼬리 울음을 엿듣는 눈 먼 처녀
[감상]
이 시의 핵심적 요소는 3연과 4연의 구절에서 찾을 수 있다. '외딴집/ 눈 먼 처녀'가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는 장면이다. 먼 산 속에 고적하게 살아가고 있는 처녀는 안타깝게도 눈이 먼 불구의 소녀이다. 소녀는 눈 앞에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치도 볼 수 없다. 그래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 눈 앞에 펼쳐지는 자연의 모습을 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녀의 행위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비애미를 느끼게 하면서도, 자연의 일부가 된 존재를 상징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자연 속으로 몰입하게 하는 상상의 장을 제공해 주고 있다.
[작자]
박목월(1916∼1978)
본명은 영종(泳鍾). 경북 월성군 출생. 1939년 《문장》에 《길처럼》, 《그것은 연륜이다》 등이 추천되어 등단. 한양대 교수 역임.
청록파의 한 사람으로, 초기에는 동심의 소박성, 민요풍, 향토성 등이 조화를 이룬 짧은 서정시를 지어, 특유의 전통적·자연적 시풍을 이룩했다. 1950년대 이후부터는 소박하고 담담한 생활을 표현하여, 현실성이 가미된 변모를 보였다. 1968년에 간행한 시집 《경상도의 가랑잎》에는 생활주변에서 역사적·사회적 현실로 시야가 확대되고 심화되어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관념성을 보였다.
시집 《청록집》(을유문화사, 1946), 《산도화》(영웅출판사, 1954), 《난·기타》(신구문화사, 1959), 《경상도 가랑잎》(민중서관, 196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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