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사랑방

'송년회 시즌'...음주에 대한 궁금증 Q&A

럭키홍 2009. 12. 5. 03:27

 

'송년회 시즌'...음주에 대한 궁금증 Q&A

  '송년회 시즌'이 다가왔다. 앞으로 한 달 동안은 계속되는 술자리로 인해 간이 혹사당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듯 하다. 하지만 아무리 애주가라 해도 하루가 멀게 찾아오는 술자리는 송년의 즐거움보다는 고문에 가깝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와 함께 송년 음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Q :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송년 건강음주 제1원칙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지요.
 A : 건강음주 제1원칙은 피치 못하게 술을 마셔야하는 경우 술의 양을 스스로가 '즐기는' 수준에서 조절하라는 것인데, 이를 실행에 옮기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술을 취하기 위해서 마신다거나 마시기 위해 마시는 것과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음주분위기는 마시라면 마셔야 하는 분위기이고 같이 마시고 취하지 않으면 왕따를 당할 수도 있어요. 더더욱 회사의 송년모임이라면 술도 결국 눈치를 보면서 마셔야 하는 업무의 연장이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따라서 스스로의 음주량을 조절하려면, 즐기는 수준 이상으로 술을 권해올 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Q : 이어지는 송년 술자리, 어떻게 해롭나요?
 A : 송년 술자리는 많을 때 하루에도 두세 건씩 잡힐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어요. 물론 평소에도 1주일에 3~4회씩 술자리를 하는 사람은 특별히 연말이라도 다를 것도 없겠지만. 어쨌든 평소 그렇게까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자칫 연말에는 굉장히 무리한 스케줄로 연거푸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술"하면 "간"을 제일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사실은 간 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술자리에서는 술만 마시게 되는 것이 아니에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줄담배를 피우게 되고, 평소라면 자주 먹게 되지 않는 열량이 높고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꼭 먹게 되지요. 그리고 술자리가 해 떨어지기 전에 끝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늦은 밤까지 계속 먹고 마시게 됩니다. 즉, 과식을 하게 되고 열량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되지요. 그리고는 귀가하여 그대로 잠을 자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스케줄을 지속하다보면 평소의 일상적인 스케줄이 깨어지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던 사람도 시간이 없어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지요. 어떨 때는 휴식은 고사하고 수면시간도 부족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허리비만을 유발할 수밖에 없지요. 허리비만은 지방간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술 때문에도 간염이 발생할 수 있지만, 허리비만이 심해도 즉, 내장지방이 많이 축적 되도 지방간염이 발생할 수 있어요. 일상적인 생활패턴이 깨지고 수면과 휴식이 부족해지면서 피로가 쌓이고 지속될 수도 있어요. 과식을 하거나 자극적인 음식, 스트레스, 담배를 피우는 것, 늦게까지 먹는 것, 먹고 그대로 잠이 드는 것은 모두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 십이지장염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음주 후 다음 날 혈압이 더 올라가고, 당뇨병이 있거나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사람은 음주 후 수 일 동안 혈당과 혈중 지질 농도가 상승하여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요. 만성 B형 간염이나 특히 만성 C형 간염이 있는 사람은 음주가 훗날 간경화증을 더 촉진하고 간암 위험을 높이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술을 마시지 못하거나 술을 안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요. 왜냐하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음식이라도 먹으면서 분위기를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이러한 음주문화는 술을 마시는 사람 뿐 아니라,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후유증을 유발하게 되는 겁니다.

 Q : 송년 술자리 적당량의 술 분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A : 송년술자리용(?) 적정 술 분량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적정 음주량은 1일 성인 남성의 경우 알코올 2단위, 여성의 경우 1단위, 노인은 0.5단위 입니다. 알코올 1단위는(알코올 12g으로 대략 소주의 경우 소주잔으로 1잔(50cc), 와인의 경우 와인 잔으로 1잔(100cc), 맥주의 경우 맥주잔으로 1잔 또는 1캔(320cc), 위스키는 위스키 잔으로 1잔(30cc), 막걸리의 경우 1대접(200cc)에 해당하는 분량입니다. 사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아예 마시지 말라고 그러지?" 할 것입니다. 하지만 1회 5단위 이상의 음주는 '폭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적정음주라면 소주의 경우 반병(약 3잔)에 해당하는 분량이 적정 분량이고, 1주일에 소주 2병 이내, 적어도 2~3일의 간격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에 음주량이 소주 반병 정도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주 3~4회 술자리를 가게 된다면 1회 마시는 술의 양이 비록 적기는 하나, 앞서 말씀드린 술자리의 특성 상, 허리비만이 생길 것이고 이러한 허리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지방간염, 등의 각종 생활습관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소지가 있습니다.

 Q : 잦은 송년 술자리로 인해 생길 수밖에 없는 비만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A : 술은 고열량 식품입니다. 소주 1병은 500~600Kcal에 해당하는 칼로리를 내는데, 이는 당뇨병환자의 1끼 식사에 해당하는 열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술을 마시면서 생성되는 칼로리는 축적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알콜리즘 환자들(밥 대신 술만 마시는)은 절대 배가 나오질 않습니다. 그렇지만 술과 안주를 같이 먹는 보통의 사람들은 대부분 배가 나오게 되지요.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은 기초대사에 사용되는데, 술을 마시면 이러한 기초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술에서 나온 에너지로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함께 먹는 음식에서 비롯되는 칼로리는 모두 지방으로 전환되어 축적이 되지요. 그래서 내장지방이 늘어나게 되고 허리비만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술만 마시고 안주를 안 먹으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분들도 있지만, 술은 에너지원만 될 수 있지, 영양소는 제로인 식품입니다. 즉,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필수요소들이 빠져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에너지원만 내는 술만 마시고 살 수는 없는 것이고,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바로 알콜리즘 환자들인데, 이러한 사람들의 건강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수준에서도 알 수 있는 일이지요.

 이성을 잃지 않을 정도(?)의 음주를 해야만 음식에 대한 주의나 조심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뇨병이 있어 음식을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단 너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술을 마시게 되면 이러한 주의를 더 이상 기울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해지기 전에 술자리를 마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술자리에 참석하여 술도, 음식도 먹지 않고 있다면 곤란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술자리 횟수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주 1회 이하로. 그리고 주의력을 잃지 않을 정도의 수준까지만 술을 마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Q : 건강한 음주를 위해 술 마시기 전에 해야 할 일, 술 마실 때 지켜야 할 원칙, 술 마신 후에 해야 할 일로 구분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A : 술 마시기 전에 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위벽을 보호하거나 숙취를 막기 위해 위장약이나 숙취해소를 위한 음료를 마셔두는 것? 저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봐요. 술을 마시기 전에 할 일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스케줄을 잘 확인해서 꼭 참석해야 할 자리인지 숙고하고 스케줄을 잘 조정해두라는 것.

 술 마실 때 지켜야 할 원칙은 1회에 소주 1병 이상 폭음을 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술에 약한 사람이라면 1회 음주량을 더 줄여야 할 것이고요. 그리고 술자리 간격은 2~3일 정도 띄워서 간에서 술을 대사하는데 무리가 따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술 마신 후 해야 할 일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알코올을 분해하고 대사하며 배설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요.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숙취를 해소해보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탈수를 조장해서 위험할 수 있지요. 절대 금기입니다. 음주 후 꿀물이 숙취해소에 좋은 것은 거기에 포함된 당이 간에서 알코올을 대사하는데 필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해장을 위해 해장술을 마신다거나, 너무 뜨겁고 매운 음식은 그렇지 않아도 술에 의해 급, 만성 위, 십이지장염이 유발될 수 있는 상황에 상당히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피하는 것이 좋겠어요. 적당히 따듯하면서 자극이 없는 죽처럼 부드럽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이 좋겠지요.

 Q : 소폭과 위스키, 맥주와 소주 등 주종과 건강음주를 설명지어 바람직한 음주법을 알려주십시오.

 A : 색이 있을수록, 탁도가 높을수록 대사 후 분해산물로 인해 숙취가 더 심하다고 알고 있어요. 중국술에 비해 막걸리가 숙취정도도 더 심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독주를 마시는 경우 아무래도 마시게 되는 술의 양이 맥주 같은 도수가 낮은 술보다는 적지 않겠어요? 결국 알코올의 양은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맥주는 도수가 낮으니 마시는 양이 월등히 많지요. 소주의 도수가 낮아지는 것도 소주 소비량이 느는 이유가 될 수 있어요. 왜? 도수가 낮아지니까 더 많은 양을 마실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결국 위의 질문은 9층에서 떨어질까? 14층에서 떨어질까? 하는 질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떨어지질 말아야지요.

 겨울에 소주를, 여름에 맥주를 마시는 이유는 어떤 건강상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여름에는 갈증을 해소해주면서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를 선택하는 것이고, 겨울에는 빨리 술기운이 돌아 몸을 따듯하게 해줄 수 있는 도수가 좀 높은 술에 더 손이 가는 거겠지요.

 Q : 안주는 어떤 음식을 골라야하고, 안주를 먹을 때 바람직한 습관은 무엇인가요.
 A : 술마다 어울리는 안주가 있어요. 소주에는 삼겹살이나 얼큰한 국물이 있는 찌개 종류를, 와인에는 그에 어울리는 치즈를, 맥주에는 소금에 절인 땅콩이나 견과류, 과자, 과일 등을 드시더군요. 아무리 과일이나 야채가 상대적으로 칼로리도 적고 몸에 좋다 하여도 소주에 과일안주를 시켜 먹지는 않게 될 것 같아요. 소주안주에 대표격인 삼겹살은 확실히 지방량이나 칼로리가 터무니없이 높을 수 있고, 몸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산도 많이 포함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너무 짜거나 매운 찌개 종류도 그다지 좋은 안주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생선구이나 회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적으로 횟집이나 일식집에 가게 되면 주인공 격인 회는 정작 소량만 나오고, 그 외 딸려 나오는 나머지 음식이 도리어 주가 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것들도 감안을 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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