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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차두리 10년 우정 '이 어메이징한 남자들'

럭키홍 2011. 1. 31. 08:42

 

박지성-차두리 10년 우정 '이 어메이징한 남자들'

'차미네이터' 차두리(31·셀틱)가 아시안컵 종료 직후 친구 박지성(30·맨유)의 은퇴에 대한 절절한 심정을 털어놨다. "경기가 안 풀릴 때면 늘 우리에겐 지성이가 있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했다. "가장 빠르지도 가장 크지도 가장 세지도 않았지만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언제나 최고"였던 친구 박지성에게 "다치지 말고 오래오래 아시아의 자존심으로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차두리 친구' 박지성이 31일 축구협회에서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갖는다. 빠른 81년생인 박지성과 80년생인 차두리는 2001년부터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다. A매치 데뷔는 박지성이 2000년 4월 5일(라오스전)로 차두리(2001년 11월 8일·세네갈전)보다 1년 정도 빨랐다. 축구를 향한 열정과 지치지 않는 투혼은 우열을 가리지 못할 만큼 똑같았다. 10년간 2번의 월드컵과 3번의 아시안컵을 함께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기적은 두 청춘의 축구 인생을 바꿔놓았다. 2002년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든, 가능성 충만한 막내였던 두 선수는 10년만에 세계 최고의 클럽 맨유의 심장, 세계 정상의 수비수 '차미네이터'로 거듭났다. 무릎 이상으로 아시안컵 3~4위전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던 '캡틴' 박지성은 이날 주장 완장을 '든든한 벗' 차두리에게 넘겼다. 대한민국에게도, 서로에게도 '에너지'였던 '어메이징한 태극전사' 박지성-차두리의 10년을 되돌아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 DB

2001차두리박지성
◇10년 전, 풋풋한 대표팀 막내 시절의 박지성과 차두리. 2001년 12월 7일의 월드컵 대표팀의 서귀포 훈련에서 치열하게 볼을 다투는 박지성(왼쪽)과 차두리 .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갓 스무살 넘은 박지성과 차두리는 히딩크호의 풋풋한 젊은 피였다. 차두리의 숱 많은 더벅머리가 어쩐지 어색하다.
히딩크시절박차
◇'히감독님께 공격 비법을 전수받는 중.' 2002년 5월 26일 히딩크 감독이 한-일 월드컵 주공격라인으로 낙점한 안정환 차두리 황선홍 최용수 박지성(왼쪽부터)에게 키커 강론을 펼치는 모습. 명품 수비와 환상 체력으로 각광받는 '차미네이터' 차두리는 '히딩크호'에선 촉망받는 공격수였다. 대선배들 뒤에 바짝 긴장하고 선 '막내' 박지성과 차두리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박지성차두리2002
◇2002년 대표팀 훈련중 휴식 시간 나란히 앉아 포즈를 취한 박지성(왼쪽)과 차두리.
차두리박지성사진
◇'~하기 때문에 ~라고 생각합니다'를 반복하던 과묵한 '캡틴' 박지성도 '스마일맨 '차두리를 만나면 백만불짜리 미소를 감추지 않는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차두리가 직접 찍어올린 셀카. 10년 전과 똑같이 환한 웃음을 지었다. 사진 출처=차두리 싸이월드 ⓒ로그
차두리박지성미니게임
◇2005년 A대표팀 훈련에서 박지성 차두리 설기현이 미니게임을 하는 모습. 공을 향한 집념과 축구를 향한 열정이 꼭 닮았다.
2010차두리박지성
◇'빵 터진 차두리' 2010년 5월23일 남아공월드컵 직전 일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박지성과 차두리가 훈련 도중 얘기를 나누다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2010년남아공훈련
◇2010년 6월 16일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을 하루 앞두고 박지성과 차두리가 나란히 서서 몸을 푸는 모습. 평소엔 '순둥이' '스마일맨'이지만 그라운드에만 서면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진지한 두 사람이다.
박지성그리스전
◇차두리는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을 보면서 왜 박지성인가를 다시금 알게 됐다"고 했다. 2010년 6월 12일 그리스전에서 박지성은 후반 7분 2명의 수비수를 제치는 질풍 드리블에 이어 완벽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기쁨에 휩싸인 '캡틴'은 양팔을 휘저으며 레전드급 탈춤 세리머니를 펼쳐보였었다.
2010월드컵두리지성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우리가 또 해냈어!' 2010년 6월 23일 2002년 4강 멤버인 차두리 이운재 박지성(왼쪽부터)가 또 한번의 신화를 완성한 후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박지성차두리2
◇'차미네이터의 태클?' 2011년 1월 박지성의 마지막 무대가 된 아시안컵에서도 치열하게 훈련에 임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연습 땐 서로 봐주는 법이 없다. 차두리와 볼 다툼을 벌이다 '휘청~' 넘어지는 박지성,
박지성차두리1
◇'우리 두리 최고야!' 2011년 1월 11일(한국시각)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에서 '차미네이터' 차두리가 구자철의 두번째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슛시스트'라 불릴 만큼 결정적인 도움이었다. 어디선가 달려온 박지성이 절친 차두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친근한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제 2002년 월드컵 레전드 멤버 중 차두리만이 A대표팀을 지키게 됐다.

도하(카타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아시안컵포토] 박지성, '은퇴라는게 이런 기분일까?'
◇'캡틴, 오 마이 캡틴!' 2011년 1월 29일 새벽(한국시각)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이 끝난 직후 태극전사들이 박지성을 헹가레 치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정신적 지주 '캡틴박'을 향한 사랑과 존경이 가득 담긴 작별인사다. 도하(카타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차두리가박지성에게
◇10년지기 박지성의 은퇴 무대인 아시안컵이 끝난 직후 차두리는 자신의 ⓒ로그에 아쉬움 가득한 편지를 남겼다. "너는 나한테 최고야! 누가 뭐래도 너는 아시아의 자존심이고. 너같은 멋진 친구 가질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사진 출처=차두리 싸이월드 ⓒ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