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사회와 목민심서
요즘 우리 사회에서 많이 회자되는 말이 ‘공정한 사회’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사회지도층들의 행태는 매우 불공정한 모습이었다. 청백리라 칭송받는 지도자가 하나도 없는 현실은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우리 사회의 도덕적 실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할 것이다. 이런 때에 가장 생각나는 책이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이다. 지방 목민관들의 백성을 섬기는 자세와 방법들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는 이 책은 베트남에서 국부로 존경받는 호치민이 자기 평생 곁에 두고 읽었다고 해서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 대략 2백 년 전에 기록된 책이지만 <목민심서>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귀감이 되고 있다.
“청렴이란 관리의 본무요, 갖 가지 선행의 원천이요,모든 덕행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이 될 수 없다”(율기육조 律己六條)
“수행하는 사람이 많아서는 안 된다.청렴한 선비의 행장은 겨우 이부자리에 속옷 그리고 고작해야 책 한 수레쯤 싣고 가면 될 것이다”(부임육조 赴任六條))
“아랫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바르게 행동하면 명령 없이도 잘 되고,자신이 바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명령을 해도 잘 듣지 않는다”(이전육조 吏典六條 )
이 책에서는 목민관의 대인관계에 대해서도 그 범위와 방법을 소상히 제시해 놓았다.공금으로 선심을 쓰거나,권문세도가를 지나치게 후히 대접해서는 안 되며,가족이나 형제와의 관계는 항상 사적이어야 한다. ‘봉공육조(奉公六條)’에서는 상사의 명령이 공법에 어긋나고,민생들에게 해독을 끼칠 때는 의연한 태도로 맞서야 한다고 하였다.사람을 씀에 있어서도 “아첨을 잘 하는 자는 충성되지 않고,바른 말을 잘 하는 자는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여 강직하고 진실됨을 으뜸으로 삼고, 재주는 그 다음으로 인사(人事)의 기준으로 삼았다.이명박 대통령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 같다. <목민심서>의 마지막 부분은 관직을 벗게 될 때의 자세를기록한 ‘해관육조(解官六條)’이다. “벼슬이란 반드시 바뀌는 법이다.바뀌더라도 놀라지 않고,잃더라도 안타까워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를 존경할 것이다.떠나는 길에 백성들이 석별의 정을 말씨에 나타낸다면 역시 이 세상의 지극한 영광일 것이다.”
(* 이상의 내용은 중앙대 이찬규 교수의 글 ‘새로 읽는 고전’에서 발췌.)
목민관의 보람은 무엇인가? 물질인가? 권력인가? 더 높은 자리인가? 아니다. 백성을 위해서 봉사했다는 자부심, 그 하나로 족하다.
선생의 보람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사람을 만드는 데 있고, 언론인의 자부심은 진실을 세우고 권력을 감시하는 데 있고, 검사의 자부심은 정의를 세우고 약자를 보호하는 데 있고, 목회자의 자부심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있다.
본분을 버리고 다른 것에 기웃거리면서 현재 물질만능 사회의 타락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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