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 옹달샘(고전이야기)

'흑우생백독(黑牛生白犢)'

럭키홍 2011. 8. 9. 09:54

 

'흑우생백독(黑牛生白犢)'

작성: 정원일 2011년 8월 9일 화요일 오전 9:44

마음이 착하고 행동이 바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집에서 기르던 검은 소가

흰 송아지를 낳았습니다.

유명한 학자에게 이유를 묻자

학자는 대단히 좋은 징조라면서

송아지를 하늘에 바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 년이 지나자

그의 아버지가 갑자기 눈을 보지 못하게 되었고

검은 소가 다시 흰 송아지를 낳았습니다.

그가 다시 학자에게 이유를 묻자

학자는 이번에도 좋은 징조라며

흰 송아지를 다시 하늘에 바치라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

이번에는 그 사람이 눈을 보지 못하게 됐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눈을 보지 못하게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전쟁이 일어나

그들이 사는 성이 포위당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 목숨을 잃었지만

눈이 먼 아버지와 아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열자(列子)의 설부편(說符篇)에 나오는

송(宋)나라에 살던

어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유명한 학자는 공자(孔子)라고 하는데요.

정말 공자가

검은 소가 흰 송아지를 낳은 것이

좋은 징조라고 말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하지만 열자가 이 이야기에 담고 있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인생에서는

나쁜 일로 보이는 것이 후에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것이

정말 나쁜 일의 시작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열자의 이 이야기에서

'흑우생백독(黑牛生白犢)'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는

위로의 말로

잘나가는 사람에게는

경계의 말로 흔히 쓰이는 말이지요.

하지만 정작

내게 불행이나 행운이 닥칠 때는

떠올리기 어려운 말이기도 합니다.

<犢-송아지 독>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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