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향후 10년, 대한민국의 위기와 기회(2014.3.27)

럭키홍 2014. 4. 6. 15:43

中 동북아경제권 흡수 호시탐탐 日 군사적 재무장 야욕 노골화… 韓美日 동맹구조 약화 우려
北의 커지는 체제변화 가능성… 러 시베리아 진출 모색은 호기
독자적 외교-군사력 확보 위해 장기 국가비전-전략 수립해야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유엔 대사

우리는 대한민국을 진정한 선진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독자적인 방어 능력을 확보한 나라, 복합화된 레버리지(지렛대)를 활용하여 독자적 외교를 추구하는 나라, 사회적 안전망이 확충되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개천에서 용이 나는 기회가 있는 나라, 비즈니스 환경이 자유로워 기업 하기 좋은 나라, 남북한을 포함하여 3억 명 이상의 실질적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 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우리의 주변국은 적어도 10년 이상의 국가비전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는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공산당 1당 체제라는 특성에 기초하여 ‘소강(小康)사회’ 진입 이후 ‘대동(大同)사회’로의 발전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전후 패전국의 굴레에서 벗어나 정상국가로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도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북한조차도 장기 계획에 기초하여 일관된 전략을 추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장기적인 국가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초석을 세우는 작업을 해야 한다.

향후 10년 내 우리에게 도전이 될 요인은 두 가지다. 먼저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팽창을 거듭하며 주요 2개국(G2)은 물론이고 동북아 지역을 중화경제권으로 흡수할 기세다. 중국의 위안화는 주변국들의 경제를 장악하려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대동사회는 이를 의미한다. 또한 일본은 인구가 10년 이내에 1억 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경제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확보한 배타적 성격이 강한 국가로 변모할 것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미일 동맹은 강화되는 반면 한일, 중일 간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한미일 동맹 구조의 약화가 예견된다.

기회요인 역시 두 가지로 예견된다. 첫째, 북한 변수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바탕으로 동북아의 지형 변화를 주도하려 할 것이며 내부모순으로 인해 체제변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러시아 변수이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개발을 기반으로 동북아 지역으로의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개발은 우리에게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세 가지 사고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첫째, 우리의 독자적인 역량을 더욱 키워 열강국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전략대화에서 한국을 제외한 채 한반도 통일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해야 한다. 평택 미군기지는 우리만의 필요가 아닌 미국의 필요에 의해서도 존재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물론 한미 동맹 체제는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둘째, 남북 관계에만 국한된 안보, 통일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한의 행동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행동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통일의 길로 간다는 수동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 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세계를 향해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함은 물론이고, 세계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 국민들의 국제사회 진출을 위한 활로를 적극 개척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외교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기능을 외교안보통일에만 국한해서는 안 되며, 경제사회까지 융·복합적으로 고려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외교부는 미 국무부 정도의 수준으로 능력과 기능을 격상시켜야 한다. 우리 군을 개혁하여 해·공군을 강화해야 한다. 전시작전권은 예정대로 환수해야 하며, 에너지 주권 차원에서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동북3성, 연해주, 한반도를 포함한, 실질적으로 우리 영향권에 있는 3억 명의 내수시장을 형성해야 한다. 3억 명의 소비자가 천송이와 도민준이 먹는 ‘치맥’과 라면을 소비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국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주력하여 우리 터를 넓혀야 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더 나올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혁파가 필요하다.

북핵 문제는 북-미 간에 해결할 문제라는 사고에서 탈피하여 우리가 해결 열쇠를 쥐어야 한다. 향후 북핵 문제는 미국 및 중국, 심지어 일본 및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레버리지가 되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유엔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