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산성서 '백제 타임캡슐' 목곽고 확인
문화재청 발굴 성과 발표…백제 멸망기 전쟁 상황 추론도 가능
김갑수 기자2014.09.23 12:49:31
문화재청에 따르면 공산성 백제 왕궁 부속시설에 대한 발굴조사는 지난 2008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됐으며, 올해에는 부속시설 영역 중앙부에 조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건물지군과 도로, 배수로, 저수시설, 축대 등 백제시대의 생활공간 활용과 건물 배치 기술 등이 확인됐다.
특히 건물지군 북단의 대형 목곽고가 주목을 받았는데, 크기는 가로 3.2m, 세로 3.5m, 깊이 2.6m규모이며, 너비 20~30cm 내외의 판재를 기둥에 맞춰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기둥 상부의 긴 촉이 테두리보 상부까지 솟아나 있고, 내부에서 기와 조각이 다수 출토된 점 등을 놓고 볼 때 별도의 지붕 구조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목곽고 내부에서는 복숭아씨와 박씨가 다량 출토됐으며, 무게를 재는 석제 추와 생활용품인 칠기, 목제 망치 등의 공구도 수습됐다. 이 때문에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일종의 ‘타임캡슐’로 평가받고 있다. 목곽고의 용도에 대해서는 저장시설 또는 우물일 가능성을 놓고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저수지 주변 건물지 대부분이 대규모 화재로 폐기돼 있는 정황을 놓고 볼 때 660년을 전후한 백제 멸망기에 나·당연합군과의 전쟁과 같은 상황이 공산성 내에서 전개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밖에도 저수시설에서는 명문이 적힌 옻칠 갑옷이 출토됐는데 ▲ 叅軍事(참군사) ▲ ○作陪戎副(○작배융부) ▲○人二行左(○인이행좌) ▲ 近趙○(근조○) 등 20여자가 확인됐다. 이들 명문에 대한 정확한 판독이 이뤄질 경우 저수시설에서 출토된 유물의 역사적 성격이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제60회 백제문화제가 진행되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오후 2시에 현장을 방문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진정한 백제의 문화재를 직접 접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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