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가는 길
- 안 도 현 -
백두산 가는 길 멀고 험하여
못 가겠다 가다가는 쓰러져 죽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봐요
우리가 백두산에 갈 수있도록
여름에는 햇볕이 땅을 벌겋게 달구었고
겨울에는 못난 데마다 눈이 내려 주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보일 리 없는 길
들에 나가듯 출근하듯 가는 길
골목길은 바로 역사가 시작되는 길
자전거 타고 바람 가르며 학교 가는 길
운동장에 축구공과 함께 콩콩 뛰어노는
우리 아이들을 교실에 불러 모아
산당화 피는 아침 국정국어교과서를 들고
나는 오늘도 백두산으로 간다
너무 늦었다 생각될 때 출발해도
아이들아 우린 꼭 닿을 수 있단다
밟고 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람들 앞에서는 그 길이
볼수록 멀고 거친 길일 수밖에
자기 선전에 급급했기 때문에
그들은 백두산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통일되면 가야지, 그것은
앉은뱅이 그리움이다
그리움을 일으켜 세워 큰길로 나서자
누구나 가야할 길
백두산 가는 길
지금 발 딛고 선자리에서 지금
떠나지 않으면 영원히 갈 수없는 길
선생님, 천지 물이 바다같이 깊고 푸르다지요
암 그렇고 말고 여러분 속마음과 똑같답니다
우리는 오늘도 백두산으로 간다
겨자씨 회보 제 35 호 (1992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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