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및 명글의 고향

천리 폭포 앞에서

럭키홍 2007. 7. 13. 10:33

 

 

천리폭포 앞에서

-   노 희 상  -

저것은 정녕 물이 아니다

저것은 거대한 영()의 몸뚱이다

천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그것은 하늘이 땅에 전하는 성스런 노래

우우

우우왕

우우솨앙

새겨들어라, 하늘의 말씀을…

 

조상을 알아뵙거라

네 부모에게 효도하거라

한 역사로 살아온 겨레를 사랑하리라

네 뼈와 살과 영혼이 오릇이 담긴

나라와 일터에 충실하거라

한솥밥 먹고 사는

한이불 덮고 자는 네 가족에게 헌신하거라

 

육십팔미터 높이

가파른 일체계단

어머님의 젖가슴을 더듬는

어린것들의 고단한 발걸음 속에

무지갯빛 물줄기가 굉음과 함께 떨어지며 말한다

 

언행이 신실(信實)하라

행동이 성실(誠實)하라

마음이 미실(美實)하라

 

소리쳐 내지르는 호령을 따라

토문강을 거쳐 송화강 흑룡강으로

만주 땅에 동이겨레의 혼을 담근지

반만년 세월이라

 

이제 너의 숨소리를

내 심장의 고동으로 바꿔 안고

나도야 가련다

내 인생 저 물처럼 푸르게 만들어

역사의 웅혼한 숨결로 살아가리라

저 도도한 자태

저 벅찬 호흡

잊지 않고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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