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랑방

산이 날 에워싸고/ 박 목 월

럭키홍 2008. 2. 18. 18:39

 

 

산이 날 에워싸고

                           

                                  -  박 목 월 -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그믐달처럼 살아라 한다.

그믐달처럼 살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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