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로부터 배움'의 마무리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결국 한 국가의 패망 원인을 내부로부터 찾는 가 아니면 그 원인은 외부에 돌리는 가에
따라서 현재를 살아가는 태도와 후일을 기약하는 자세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1. 조선은 정조 사후 순조, 헌종, 철종 등 3대 군왕의 치세에 걸쳐 무려 60년 동안
왕실의 외척인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로 일관했다.
세도정치는 척신 세력이 권력의 전면에 등장하는 척벌정치가 전래의 붕당정치와
기형적으로 결합한 통치 형태를 말한다.
이는 조선의 붕당정치가 만들어 낸 최악의 통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2. 어떻게 붕당정치와 척벌정치가 결합한 세도정치가 등장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조선의 세도정치가 붕당정치의 틀 위에서 성립되었기 때문이다.
세도정치는 기본적으로 세도를 내세운 붕당정치 구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세도정치가 붕당정치와 유일하게 다른 점은 바로 왕실의 외척인 척신 세력이 세도의
주인임을 내세운 것뿐이다. 그렇다면 세도정치의 효시는 누구인가?
정조 초기의 총신인 홍국영을 들 수 있다. 홍국영은 정조의 신변 보호를 내세워 궁중의
숙위소를 중심으로 모든 정사를 독단하면서 누이를 정조의 윈빈으로 책봉해
장기집권의 기반을 굳히고자 했다.
3. 순조 이후에 등장한 세도정치는 결코 일회적인 사건으로 초래된 것이 아니었다.
이는 숙종을 비록해 영조 및 정조가 환국정치와 탕평정치를 펼치면서 척신을 중심으로
한 친위 세력에게 모든 권한을 내맡기는 잘못을 저지른 데서 비롯되었다.
4. 세도정치 동안 군왕이 허수아비에 불과한 존재로 추락하면서
관직을 사고파는 것이 거리낌 없이 이루어지고 무자비한 가렴주구가 판을 치게 되었다.
당시 지방 수령들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안동 김씨에게 상납한 거금을 보충하기
위해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착취했다.
5. 이로 인해 영조와 정조 때 활성화되었던 유통 경제가 다시 후퇴하고 백성들을
수령들의 가렴주구를 견디지 못해 유랑민이 되어 걸식하는 상뢍이
일어났다. 세도정치의 당사자들은 18세기부터 활발해진 유통 경제로 인한
새로운 부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이들은 모든 이권을 독점하며 부를 쌓았다. 따라서 시전 상인들 중 이들 세력과
결탁한 자들만 살아남았다. 지방 역시 관직을 사서 내려운 관원들이 아전과 결탁해
관곡을 장사 밑천으로 삼아 고리대를 일삼으로 백성들에게 높은 이자를 강제로
거두어들였다. 그러자 궁지에 몰린 백성들이 마침내 민란을 일으켜 상황을 뒤집고자
했으나 그 결과는 비참했다.
6. 조선의 패망은 기본적으로 세도정치에서 비롯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당시 홍경래 난을 비롯해 임술민란 등 대규모 민란이 자주 일어난 사실을
통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백성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마지막 보루인 군왕이 허수아비인
상황에서 백성들은 부패한 통치 권력에 직접 저항하는 방법으로 권력과 싸우다 죽는
길을 택한 것이다.
7. 조선의 왕권은 중종반정(연산군의 폐위)이 일어나 신권에 꼼짝 못하게 된 이후
사림 세력이 주도한 붕당정치가 고착화하면서 3백년 가까이 황폐플 면하지 못하였다.
그 부작용으로 나타난 현상이 군약신강이었다.
영조와 정조의 탕평노선이 왕권과 왕위를 강화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신권우위의 통치 논리 위에 성립된 유일한 통치 이념으로 받아들인 데 따른
당연한 귀결이기도 했다.
8.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로 삼았던 것 역시 엄격히 말하면 조선의 내우가
원인이었다. 일제 역시 조선을 침략한 이유가 조선의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어리석은 조선의 군왕을 대신해 조선을 통치하는 것이라고 호도하였다. 일제뿐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떤 나라가 이웃나라를 침략할 때는 반드시 이런 말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결국 나라가 망하는 첫째 책임은 바로 최고통치권자를
비롯한 위정자와 이러한 위정자를 묵인한 그 나라의 국민들에 있다.
-출처: 신동준, <조선의 왕과 신화, 부국강병을 논하라>,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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