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이야기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 인터뷰 내용

럭키홍 2009. 12. 23. 15:03

인터뷰>장도수 남동발전 사장

 

실패 두려워 않는 혁신...'남동'은 역동적 조직으로 '부활'중
방어적 사업추진, 창의적 의지부족 '옛말'
사장취임 후 소사장제 도입 등 '실험' 성공
경영평가 만년하위 탈피 발전5사 중 1위 도약

 

 


 
“남동발전은 강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장도수 남동발전 사장은 “구성원 모두가 철저한 원가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성공적인 변화와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취임 후 지난 1년간 공격적인 마인드를 조직내부에 뿌리내리는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맘때였습니다. 남동발전 사장에 부임한 뒤, 가장 먼저 느꼈던 점은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변화노력과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기업 특성이었는지는 몰라도 사업추진에 있어 상당히 방어적이란 인상도 받았습니다. 특히 저탄소 녹색산업을 회사성장에 필요한 핵심요소가 아닌 일종의 비용으로 생각하려는 시각이 강했습니다.”
그는 남동발전이 21세기를 준비하는 세계적 선도기업으로서 녹색산업의 선두주자가 돼야 한다며 임직원에게 늘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신사업을 추진할 때 실패를 두려워 않고 과감히 투자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소사장제 도입 등 공기업에서 처음 시도하는 ‘실험’에 나서기도 했지만, 다행히 성과가 좋게 나왔다고도 했다.
한전의 발전자회사 경영평가에서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남동발전이 올해 발전5사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 1년간 남동발전의 혁신활동이 조명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남동발전이 강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신념아래 직원들에게 주도적인 혁신활동 참여를 촉구해왔습니다. 창의와 혁신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의 열쇠라는 걸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습니다. 환율 불안, 유연탄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상승하는 원가를 내부효율화로 극복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공기업 최초로 ‘소사장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런 원가혁신의 일환입니다. 재무성과 중심의 책임경영을 구현하자는 취지입니다.
경영성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종합경영상황실’을 운영한다거나, 달성을 위한 ‘10-10 Zero 운동(생산성 10% 향상.원가 10%절감·설비고장 0%)’도 펼쳤습니다.
혁신활동은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시작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1인당 연간 18건 이상을 목표로 제안 활동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업무절차를 혁신하는 것도 저의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효율적인 지식관리와 정보표준화를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으며, 업무 중심의 문제 해결 조직인 TDR(해체 후 재구성)활동을 활성화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남동발전의 강점과 약점은 각각 꼽는다면. 앞으로 강점을 어떻게 살려나갈 계획이고, 약점은 어떤 식으로 보완할 예정인지.
“남동발전의 경쟁력은 대형 발전소 건설·운영 경험 등을 갖고 있는 인재가 많다는데 있습니다. 유연탄화력 발전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안정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하단 장점도 있습니다. 전력시장에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할 경우 남동발전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데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전력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영흥화력이라는 대규모 발전단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든든합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변화 노력과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고자하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건 선결과제입니다. 1년 전 사장에 취임했을 때, 사업추진에 있어 상당히 방어적이라는 인상도 강하게 받았습니다. 신재생에너지 같은 저탄소 녹색산업을 회사 성장을 위한 필수요소가 아닌 비용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팽배했었습니다.
저는 남동발전이 21세기를 준비하는 글로벌 리더로서 녹색산업의 선두주자가 돼야 하며, 신사업을 추진할 때에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투자하라고 항상 주문했습니다.”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에너지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는 해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취임 할 당시만 해도 남동발전의 해외사업 실적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과거 남동발전은 민영화 대상 공기업으로 내정돼 해외사업에 제약이 많았던 탓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1년간 해외사업 개척에 주력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석탄자원 개발사업으로 인도네시아 아다로(Adaro)에너지사의 주식을 한전과 공동으로 1.5% 매입함으로써 300만톤의 유연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도 문드라(Mundra)발전소 시운전 기술용역 사업을 추진해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 기술진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도 있습니다.
덕분에 해마다 4~5위에 머물던 한전 발전자회사 경영평가에서 올해 발전 5사 중 1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도 전년 대비 매출액 67%, 순이익 1276% 상승했습니다. 직원들의 제안 개선 건수도 1인당 2.4건에서 올해 20건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구축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2012년까지는 1조7000억원을 투자해 47만kW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 2020년까지 6조2000억원을 들여 총 230만kW를 신재생에너지로 구성할 생각입니다. 이럴 경우 2020년 총발전량의 12%를 신재생에너지로 꾸릴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정부의 장기목표인 10%보다 2%p가 더 높은 규모입니다. 이를 위해 육·해상풍력, 조류발전의 유망 후보지역 19건에 대해 자원조사, 기본설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 6월에는 ‘신재생에너지 월드베스트 추진전략’을 수립, 세계 일류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새로운 사업모형을 만들고 있습니다.”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또다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안정적인 연료 수급 대책은.
“석탄가격은 이변이 없는 한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입니다.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석탄수요 증가로 인한 수입물량 급증,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인 호주의 철도․항구 등 운송 인프라 부족 등이 겹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우리 회사는 장기계약 물량을 현재 70% 수준에서 90% 정도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불안한 중국탄 도입비율을 축소하는 대신에 캐나다, 남아공 등으로 도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대안으로 해외광산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호주 물라벤 유연탄 광산에 지분투자를 했고, 올해는 세계 최대 공급사중 하나인 인니 안다로에 지분을 투자했습니다. 이로써 연간 400만톤의 석탄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우리 회사 사용물량의 20%에 해당합니다.
올해 구매예정 물량인 2000만톤을 전량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며, 특히 석탄시장 분석을 통해 가격이 낮은 시점에 구매했습니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타 발전사 대비 톤당 12.2달러를 더 싸게 들여와 2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유연탄 구매자인 대만전력, 일본 제이파워(J-POWER) 등과도 국제적인 전략네트워크를 강화해 수급조절에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중 역점을 두고픈 계획이 있다면.
“지난해 부임 후 저는 남동발전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건강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지속가능경영’, ‘신 성장동력 확보’, ‘경영효율 극대화’, ‘신 조직문화 구축’이라는 경영방침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이 방침은 저의 경영의지와 철학이 반영된 남동발전의 목표로, 앞으로도 강력하게 추진할 항목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발전소 건설·운영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 할 것입니다. 남동발전은 공기업으로서 ‘전력의 경제적, 안정적 공급’이라는 공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주된 책무이지만, 수익성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또한 적극적인 사업다각화로 신규 수익을 창출 할 것입니다. 미래를 대비한 핵심기술 확보에도 주력할 생각입니다. 예측정비기술, 신연소기술, 온실가스(CO2) 저감기술 등 3대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습니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을 동원한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활동도 전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