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이야기

부동산 올인은 "루저"........ 5대 항목 분산 투자

럭키홍 2010. 2. 16. 09:42

 

 

                                       부동산 올인은 ‘루저’… 5대 항목 분산투자


재테크 달인의 코치… ‘월급쟁이, 돈 이렇게 굴려라’

지난달 28일 SC제일은행 본점 회의실에서 이색적인 재테크 강좌가 열렸다.

수강생은 모두 현직 기자들. 그것도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 각종 언론 매체에서 매일 은행 소식과 재테크 관련 기사를 쏟아내는 당사자들이었다. 강사는 이 은행 프라이빗뱅킹(PB)팀 부장 고모씨. 2005년부터 재테크 지침서 다섯 권을 펴냈고, 밀리언셀러 반열 등극을 눈 앞두고 있는 고수다. 고 부장의 강연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80여분 가까이 진행됐다.

행사를 주최한 은행측은 “늘 기사를 쓰면서도 정작 자신의 재테크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기자들을 배려한 자리”라고 말했지만 기자에게는 마감시간에 쫓긴다는 핑계로 숲을 못보고 나무에 집착해온 우(愚)를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집값 하락 대비한 재테크 전략 짜야=고 부장은 “부동산 재테크 시대는 끝났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조만간 거액을 대출받아 집을 늘려 이사 계획을 세우고 있던 기자에게는 충격이었다.

고 부장은 “인구구조의 변화로 주택 가격 하락은 예견된 재앙”이라며 “집 한 채로 노후 준비 끝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일본의 장기 불황의 변곡점을 예로 들었다. 미국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더불어 2007년부터 35∼54세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주택을 구입하는 주 연령층이 감소하면서 미국의 주택가격은 2006년부터 크게 하락했고,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어졌다.

일본 도쿄 주택가격지수는 1990년을 고점으로 급속히 하락했는데 이는 일본의 중·장년 인구가 감소한 시기와 일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35∼54세 인구가 2011년부터 감소할 전망이다. 이미 주 생산계층(25∼49세)의 감소는 2004년부터 시작됐다. 주택경기 사이클이 미국과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경우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고 부장은 강조했다.

◇내집 마련의 기회비용을 따져라=고 부장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올인하기보다 기회비용을 따져 보다 합리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개의 경우 집을 사면서 포기한 기회비용을 간과하고 있으며, 이같은 선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조차 모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자세한 설명 대신 대뜸 기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2억5000만원을 15년 만기로 대출받아 5억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집값이 앞으로 10년간 40% 상승, 2억원을 벌었다면 성공적인 투자였는지 물었다. 누구하나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아파트를 구입한 쪽이 집을 사는 대신 금융자산에 투자해 연 6%의 수익률을 거둘 경우보다 6000만원 넘게 손해를 본다는 계산식을 내놨다. 이 계산 방법에 따르면 집값이 52% 올라야 금융자산 투자 수익률과 비슷해졌다. 하지만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집값은 30%이상 오른 곳은 극히 드물었다.

◇월급쟁이도 부자가 될 수 있다=그는 “성인 중 상당수가 돈 관리보다 옷장 관리를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옷장 안에 옷이 몇 벌 있는지, 어느 옷이 더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지대하지만 현재 자신의 재산이 얼마인지 앞으로 얼마만큼 돈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것조차 회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재산 상태를 파악, 문제점을 진단해야한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2억원짜리 전세에 살고 있다는 한 기자에게 “전세자금을 묵혀두지 말고 1억5000만원짜리 전세로 옮긴 뒤 남는 5000만원을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면 30년 후에는 8억5000만원의 큰 돈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가지 핵심자산으로 재정의 밑그림을 그려라=포트폴리오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이 과거에 만든 작품이나 관련 내용을 모아놓은 서류함 내지는 서류가방을 의미한다. 포트폴리오가 투자용어로 쓰일 땐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금을 분산투자하는 것을 지칭한다.

고 부장은 예비자산·은퇴자산·집·투자자산·보장자산 등 5대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리금 상환에 따른 기회비용 손실을 감안하면 내집 마련을 위한 자금 투자는 소득의 20% 이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예기치 못한 지출에 대비해 3∼6개월치 생활비를 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에 보관하도록 제안했다.

은퇴자산에서 국민연금은 빼놓지 말아야 할 필수요소로 제시했다. 연소득이 200만원인 30세 자영업자 A씨를 예로 들었다. A씨는 매달 18만원의 국민연금을 내고 65세부터 현재 물가기준으로 62만원을 받는다. 매년 물가상승률이 4%라고 가정하면 A씨는 35년 후 245만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은행 예금 이자로 이만큼의 돈을 받으려면 예금액이 6억5000만원이 있어야 한다. 매달 18만원을 모아 35년후 6억5000만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 10%의 복리 수익률을 올려야 하지만 저축상품 중에 이같은 고금리 상품은 없다.

은퇴시기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구성하고 은퇴기간이 많이 남은 경우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양육과 자동차 구입, 유학자금 등 가구의 필요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별도의 돈주머니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상품 선택의 세 가지 원칙 안전성·수익성·환금성=그는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세 가지 원칙을 따져야 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금융상품의 원금 보존 여부는 물론 금융회사의 안전성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 수익성을 따질 땐 명목상 수익률 대신 선취수수료와 가입기간중 운용보수 등 제반비용을 공제한 뒤 비교해야 한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일수록 가입기간이 단기로 운용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환금성에 제약을 두지 않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주가지수연계증권(ELS)와 주가지수연동예금(ELD) 등은 중도 환매할 경우 엄청난 수수료를 지불해야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