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TV에 대한 기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안치득 박사

3D TV에 대한 기대

지난해 말 개봉한 3차원 입체 영화 ‘아바타’가 올해 3월 말로 일반영화관 상영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나라 영화사(史)에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웠다. 국내 개봉 4주차에 외국 영화 최초로 관객 800만 명을 넘기더니, 6주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서서 최단기간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고, 개봉 102일 만에 최다 관객수 133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전 세계 흥행 수입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여 개봉 40일 만에 역대 1위 ‘타이타닉’의 18억4290만 달러를 넘어섰다. ‘타이타닉’이 1997년부터 10개월에 걸쳐 기록을 세운 것을 감안하면, ‘아바타’의 흥행 폭발력은 영화 역사상 최대를 기록하였다. 두 영화 모두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한 영화로 그 스스로가 세운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을 12년 만에 바꾼 것이다. “이제 영화 역사는 ‘아바타’ 이전과 이후로 나뉠 뿐이다”라는 해석이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아바타’ 열풍 그 자체였다. 기술적 측면에서 ‘아바타’는 배우의 몸동작과 얼굴표정을 동시에 포착하는 이모션 캡처와 결합한 컴퓨터그래픽 기술, 3차원 기술 등 첨단 영화 기술의 집약체라 할 만하다. 할리우드에서는 이제 모든 애니메이션 영화를 3차원 3D로 제작한다고 하니 향후 영화 산업이 나아갈 바를 ‘아바타’가 명확하게 보여준 것 같다. 영화로부터 시작된 3차원 영상 체험이 일반 가정 안으로 들어올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은 영화와 게임 등 콘텐츠 산업 간 연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3D TV를 통해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 금년 중에는 3D 영화를 가정에서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D 디스플레이도 3D TV뿐 아니라, 프로젝터, PC용 모니터, 개인멀티미디어단말기 등으로 확대될 것이다. 금년 안에 특수안경을 사용하지 않고 볼 수 있는 3D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 캠코더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5년 안에 가정에서 3D 안경은 필요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위성 3D 방송을 이미 하고 있고, 미국 스포츠 채널 ESPN이 금년 6월 남아공월드컵 경기를 위성 3D로 중계할 예정이며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는 2011년부터 미국에서 처음으로 위성이나 케이블을 통해 3D TV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영국도 금년 중에 위성을 통해 3D 방송을 시작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을 3D로 중계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지상파, 위성, 케이블 TV는 물론 지상파·위성 DMB까지 모든 방송매체가 3D TV 실험방송을 시작한다. DMB를 통한 모바일 3D TV는 2011년에 상용서비스가 이루어질 전망이며, 2012년 말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되면 2013년부터 지상파를 제외한 모든 매체에서 3D TV 방송이 본격화될 것이다. 전 세계가 이렇게 3D TV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엄청난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 때문이다. 향후 3~5년 내에 전 세계 판매 TV의 25% 이상이 3D TV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47%로 2018년 세계시장 규모가 20조 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가정에서 영화관보다 작은 화면으로 보는 3D 콘텐츠의 파급효과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섣부른 예상이긴 하다. 더구나 기술개발과 산업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카메라로부터 획득한 3D 영상을 레코더에 어떤 형태로 어떻게 저장한다든지, 또는 방송을 위해 무슨 방법을 사용할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관련 이해 관계자들의 협력과 공동 노력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표준이 제정되어야 한다. 더불어 3D TV를 보기 위해 현재로서는 특수안경이 필요하나 별도의 안경이 필요 없는 TV 기술도 조속히 개발되어야 한다.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시청자들의 욕구에 맞아떨어지는 3D 콘텐츠가 풍부해야 한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영화 ‘아바타’를 3D로 보기 위해 일반 영화보다 돈을 더 지불한 것처럼 3D TV 구매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볼거리가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3차원 영화를 비롯하여 3D TV 관련 시장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놓쳐서는 안 될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때맞추어 관련 기술 및 장비의 개발 그리고 콘텐츠 제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더불어 3D TV를 뛰어넘을 수 있는 또 다른 상상도 지금부터 해야 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안치득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