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서 벗어나는 길
안녕하십니까?
사람이 한 평생 살아가는 데에는 끊임없이 고(苦)와 낙(樂)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이 괴로움은 피하면 피할수록 찾아오고, 낙은 구해도 멀어지기만 하니 도대체 이게 웬 일인지요? 그러나 그것은 우리 인간들이 고와 낙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데서 찾아오는 어리석음의 소치일 것입니다.
오늘은 고와 낙이 무엇인지 어찌하면 싫은 고는 멀리하고 즐거운 낙만 찾아올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색하면 어떨까요? 우선 인간의 고통은 크게 보아 여덟 가지 고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자연적 고(自然的苦)입니다.
인생살이에 있어서 겪게 되는 네 가지 고통, 즉 생고(生苦) 노고(老苦) 병고(病苦) 사고(死苦)를 말합니다. 이 고통은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는 괴로움인 것입니다. 생고는 입태(入胎)에서부터 태어날 때까지의 고통, 노고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고통, 병고는 병들었을 때 몸과 마음이 받게 되는 고통, 사고(死苦)는 목숨을 마치고 죽을 때까지의 괴로움입니다.
둘째, 작용적 고(作用的苦)입니다.
작용적 고는 자기가 지어서 받는 고통이라 이것은 우리가 어찌할 수도 있는 괴로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작용적 고에도 네 가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앞의 자연적 사고와 합해 우리는 흔히 팔고(八苦)라 부르죠. 그 첫째가 애별이고(愛別離苦), 즉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을 말합니다. 그 둘째가 원증회고(怨憎會苦), 즉 원망스럽고 미운 사람과 만나게 되는 고통입니다. 그 셋째가 구부득고(求不得苦), 즉 구하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입니다. 그 넷째가 오음성고(五陰盛苦), 즉 색 수 상 행 식(色受想行識) 오온(五蘊) 또는 오음(五陰)의 작용이 왕성하여 느껴지는 고통을 말합니다.
오온이니 오음이니 하는 말이 참 어렵죠? 그런데 오온이나 오음은 같은 소리입니다. 사람은 색 수 상 행 식의 오온이 일시적으로 모여 몸과 마음을 이룬 것인데, 오온이 낱낱이 텅 빈 것을 모르고 오히려 그 이치를 깨치지 못해 오온에 집착하면 고통이 따라 온다는 얘기인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적 고나 집(集)은 편안히 달게 받아가는 것이 공부가 되고, 작용적 고나 집은 편안하고 즐거운 선업(善業)으로 지어나가는 것이 공부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또 여기서 갑자기 집(集)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불교는 이와 같이 골치가 아픕니다. 그러나 그 대신 심오한 진리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불교의 중심교리 중의 하나가 사제(四諦)입니다. 인생의 모든 문제와 해결방법에 대한 네 가지의 근본 진리를 말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고제(苦諦) 집제(集諦) 멸제(滅諦) 도제(道諦) 네 가지 진리인 것입니다. 이 사제는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고, 우선 그 중 집제만 살펴봅니다. 집제는 현실세계의 모든 괴로움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즉, 갈애(渴愛) 무명(無明) 번뇌(煩惱)의 집착 때문에 윤회전생(輪廻轉生)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멋진 예화(例話)가 하나 있어 소개합니다.
어느 날 젊은 제자가 스승에게 여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스승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몇 년 뒤 스승은 때가 이르렀는지 그 제자를 데리고 숲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 줄 테니 나를 따라오너라." 스승은 숲에 가서 아름드리나무를 끌어안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놈의 나무야 날 놔라! 사람 살려!" 영문을 알지 못하는 제자는 스승을 나무에서 떼어 놓으려고 애를 섰지만 스승은 계속해서 '살려 달라'고 소리를 치면서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보다 못한 제자가 큰 소리로 스승에게 말씀 드렸습니다. "나무가 스승님을 붙잡은 게 아니고 스승님이 나무를 붙잡고 계신 것이 아닙니까?" "그러시면서 오히려 나무보고 놓으라고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스승님이 나무 잡은 손을 놓으시면 해결이 되지 않습니까?"
그때서야 스승은 나무를 잡은 팔을 풀면서 말하셨습니다. "지금 네가 한 말이 바로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인생의 모든 고통과 번민은 욕심으로부터 오고, 물질과 욕심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욕심과 물질과 고통을 붙잡고 놓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라."
작년이든가요? 친구들의 모임에 나갔더니 원불교의 도인이 좋은 말 한 마디를 하라고 해서 사양 끝에 한 마디 했습니다. “지금 우리 나이에 가장 시급한 일은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그랬더니 집착을 놓으면 발전이 없을 것이 아니냐고 되물어 왔습니다. 하기야 젊은 시절이라면 집착을 갖고 열심히 일해야 재산도 모으고, 출세도 하고, 좋은 일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나이에 재산이나 자식에게, 명예와 지위에 집착한다는 것은 아주 옳지 않습니다. 이제는 다 놓을 때입니다.
얼마 전 보도에 의하면 홍콩 영화배우 주윤발씨가 자기의 전 재산 98%를 사회에 내어놓는다고 확언을 했답니다. 훌륭한 분인 것 같습니다, 이것이 집착을 여의고 고통에서 해방 되는 길인 것입니다. 우리 집착을 놓고 해탈을 얻읍시다. 고통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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