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사랑방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잠언집

럭키홍 2011. 3. 25. 11:47

동일본의 지진, 천안함 1주년, 그리고 어느 대학생의 자살. 지난 한 주 동안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세 가지 사건을 한데 연결할 수 있는 키워드는 삶과 죽음일 것입니다. 지진이라는 자연의 무서운 힘 앞에서 삶을 놓쳐야 하는가 하면, 자신의 명분을 위해서라면 누군가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있는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더불어의 가치를 외치지만, 결국 우리 주변은 경쟁이라는 관계에서 옆 사람을 이겨 내야만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옆 사람의 죽음을 맞이하는 이에게 삶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됨과 동시에 살아야 한다는 그 치열함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종종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이것은 단순히 자기계발과는 영역이 다른 문제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환경에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상당히 많은 자기계발 서적을 접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선배들도 이런 데에 관심이 많았을까?’ 나는 선배들의 젊은 시절에도 이런 관심이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비슷하면서도 달랐습니다. 캠퍼스의 잔디에서 노래를 부르던 그들의 젊은 시절에도 삶의 어려움은 존재했지만, 그것은 단순히 먹고 사는 것에 치중한 오늘날의 고민과는 달랐습니다. 7,80년대의 노래 가사들처럼 삶과 인생, 그리고 사랑이 주된 것이었습니다.

 

 

유대교의 하시디즘에는 이런 우화가 전해집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천국의 문 앞에 있는 커다란 나무 앞에 가게 됩니다. ‘슬픔의 나무라고 불리는 그 나무에는 사람들이 삶에서 겪은 슬픈 이야기들이 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이제 막 그곳에 도착한 영혼은 자신의 슬픈 사연을 종이에 적어 가지에 걸고, 천사와 함께 나무를 돌면서 다른 사람의 슬픈 이야기를 읽습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천사는 그 영혼에게 그 이야기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해 다음 생을 살고 싶은지 묻습니다. 자신이 보기에 가장 덜 슬퍼 보이는 삶을 선택하면 다음 생을 그렇게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영혼이든 결국에는 자신이 살았던 삶을 다시 선택하게 된다고 합니다. ‘슬픔의 나무에 적혀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그래도 자신이 살았던 삶이 가장 덜 슬프고 덜 고통스러웠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성장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무엇인가 하나라도 나아져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나답게 산다는 것이 때로는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솔직한 심정입니다. 존재를 넘어 무엇인가 성취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삶에 당면한 과제이기도 할테니까요. 같은 하늘에서 같은 땅에서... 같은 고민과 생각을 가지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정신적인 데에 있다. 깨어있는 영혼에는 세월이 스며들지 못한다. 삶을 마치 소유물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소멸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늙음이 아니라 녹스는 삶이다. 살 때는 삶에 철저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해 그 전부가 죽어야 한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