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이야기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럭키홍 2013. 9. 16. 08:49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제목만으로 울림이 있지 않습니까?
혁신과 창조에 목말라 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모방의 철학과 그 의미를 정리한
글을 보내드립니다.


1. 검은 고양이 마크로 유명한 야마토운수가
택배업을 처음 시작할 때 그 아이디어를 쇠고기덮밥
체인점 요시노야에서 얻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택배법을 시작한 오구라 마사오 씨는
요시노야가 쇠고기덮밥이라는 메뉴 하나에 집중하여
엄청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취급하는 화물을
집중시켜야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수많은 혁신을 이룬 월마트의 창시자
샘 월튼 씨는 “내가 한 일의 태반은 다른 사람의
모방이었다“라고 말했으니 위대한 회사는 모방에서
태어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2. 일반적으로 모방이라거나 흉내라고 해서
독자성이나 창조성과는 반대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일본에는 ‘원숭이 흉내내기’라는 말이
있고 서양에서는 ‘카피켓(copycat)' 등의 표현이 있는 것처럼
동서양을 불문하고 모방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느낌을 가지기 쉽다.


3. 그러나 모방을 좋지 않은 일로 인식하게 된 것은
근세 이후부터의 일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교과서를 똑같이 베끼는 일은
학습의 기본으로 존중되어 왔다. 로마 시대 학생들은
암기와 모사를 비롯해 환언이며 해석 등 모방을 하는
훈련에 굉장히 열심이었다고 한다.
모방은 독창성과 창조성을 얻기 위해 꼭 필요한
활동으로 인식되었으며 신중하게 모방대상을 선택하도록
장려되었던 것이다.

4. 프랑스 작가 샤토브리앙은 다음과 같이
멋진 모방의 본질을 지적한 바가 있다.

‘독창적인 작가란 누구도 모방하지 않는 작가가 아니라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작가이다.“

독창적인 작품을 가진 소설가일지라도 습작 시절에는
다른 작가를 모방할 수밖에 없다.
모방하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사이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작풍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세계도 똑같은 비유가 가능하다.


5. 다른 회사가 모방할 엄두를 못 내는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자세히 분석해보면 많든 적든 간에 그 시스템
또한 모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모방할 수 없는 구조가 모방으로 이루어져
있는 사실을 ‘모방의 패러독스’라 한다.
모방의 패러독스는 독자성을 추구할 때
오히려 모방의 힘이 중요해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모방의 작법을 체득하고
그 너머에 존재하는 본질까지도 익힘으로써
모방의 능력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

6. 우리가 관심을 가질 만한 모방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과 거리가 멀리 떨어진 세계에서 의외 것을
배워오는 형태의 모방이 있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말하면 뛰어난 모델을 통해 영감을
얻은 후 독자적인 구조를 구축해가는 형태의 모방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창조적인 모방은 고객의 편익을
위해 나쁜 본보기에서 좋은 교훈을 얻어내는 형태의
모방이다. 이 형태는 업계의 나쁜 관행을
반면교사로 이용해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일도
포함하고 있다.
아사히그룹홀딩스 사장 이즈미야 나오키 씨는 라이벌과의
경쟁으로 형성되는 모방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쟁에는 승부라는 측면과 배움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라이벌을 경쟁상태로만 보아서는 양쪽 모두 성장할 수가
없습니다. 적은 때로는 귀감이 되고 때로는 반면교사로 삼을
수도 있으니까요.“

철학자 몽테뉴는 “어리석은 사람이 현자에게 배우는 것보다
현자가 어리석은 사람을 보고 배우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현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출처: 이노우에,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SPEEDPAPER, pp.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