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창조경제,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김학노 한국 원자력 연구원 연구위원>

럭키홍 2013. 12. 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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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창조경제,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김학노 한국 원자력 연구원 연구위원>

 

입력: 2013-09-04 19:55
국가경제 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
해 정부와 국민 모두 창조경제 구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런저런 정의들이 있지만 창조경제란 아이디어
가 돈이 되는 경제, 가치가 없다고 봤던 그 무엇
들이 새롭게 부가가치를 얻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경제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평소에 무심코 스쳐지나가거나 버리는
것들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좋은 예가 생활
쓰레기의 자원화다.
음식 쓰레기를 포함하는 생활쓰레기나 산업쓰레
기를 다시 활용해서 농사용 거름이나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데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
조하는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라 할만하다.
요즘 원전 부품 비리로 국민의 걱정을 사고 있지만 원자력 쪽에도 창조경제의 밑거름이 될 만한 것들
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다.
한번 태운 사용후핵연료를 그대로 버리지 않고 다시 연료로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위한 기술이 개발되
고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 문제는 한미 관계와 기술의 완성이라는 두가지 조건이 선행돼야 하므
로 당장 자원화가 가능한 부분이 아니다.
사용후핵연료 말고도 어렵지 않게 또다른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삼중수소(Tritium)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원전 23기 중 월성에 있는 4기는 캐나다에서 수입한 가압중수로
(CANDU)다.

이 원자로는 고리, 영광, 울진 등에 있는 가압경수로 원전과 달리 (수소 원자핵에 중성자가 2개 포함
된 중수소가 들어있는) 중수를 냉각수와 감속재로 이용한다.
중수의 중수소는 우라늄의 핵분열 연쇄반응 과정에서 만들어진 중성자와 결합해서 삼중수소라는 원
소를 만들어낸내는데, 삼중수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로 주의해서 관리해야할 대상이다.
중수 속의 삼중수소 농도가 높아지면 중수의 기능이 나빠지므로월성 원전에는 운전 과정에서 자동으
로 삼중수소를 제거하는 제거설비(TRF)를 갖추고 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월성 원전에는 3천4백g의 삼중수소를 포집해서 50g 짜리 용기에 나눠 보관하고
있는데, 중수의 품질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연간 약 7백g씩 추출해서 제거하고 있다.
특이한 사항은 삼중수소는 방사성 붕괴를 통해 약 12년에 절반씩 헬륨-3라는 원소로 변한다는 점이
다.
삼중수소나, 헬륨-3이나 모두 고가의 희귀 원소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창조경
제 활용 가능성이 있다.
우선 삼중수소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투자해서 프랑스에 건설하고 있는 ITER라
는 핵융합 실험장치에 대량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헬륨-3는 공항과 항만의 보안검색 장치에 사용되는데 9.11 테러 이후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미국과 러시아가 독점적으로 생산해 왔는데 최근 시설 운영 중단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최근 시세로 삼중수소는 1g에 약 12만 달러(약 1억3천만 원), 헬륨-3는 2만 달러(약 2천2백만원)으
로 금보다 수십배에서 수천배나 더 비싸게 팔린다.
원전 운영에 다소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지만월성 원전에서 주기적으로 제거할 수밖에 없는 방사
성 폐기물인 삼중수소를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삼중수소나 헬륨-3를 직접 판매해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고, 헬륨-3를 이용하는 계측기를 제
작해서 판매하면 훨씬 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 신산업-일자리 창출 가능성도 높다.
더불어 방사성 폐기물인 삼중수소를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덜을 수 있으니 일
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래 창조경제를 현장에서 구현할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왔다.
월성 원전을 운영하는 한 삼중수소는 저절로 생성될 것이다.
이미 가동 중인 설비와 장치를 이용해서 큰 부담 없이 일자리도 만들고 돈도 벌 수 있다면 진정한 창조

경제가 아닐까?


김학노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