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의 한마당

[스크랩] 향수 - 이동원.박인수

럭키홍 2010. 7. 8. 13:31

 

 


★향수 - 이동원 & 박인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 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 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출처 : 4050푸른산산악회
글쓴이 : 길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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