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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김은 한국도자기와 손잡고 2008년 초에 자신의이름을 내건 도자기를 처음 선보였다. ⓒ한국도자기 | '아르마니TV', '프라다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와 손잡고 내놓은 프리미엄 제품들이다. 공산품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는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협업)은 아트 마케팅과 함께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올랐다. 한국 디자이너 중에는 그 자체로 '예술'로 통하는 아이콘이 바로 고(故) 앙드레 김이다. 앙드레 김은 한국의 패션 아이콘이자 '걸어 다니는 패션 주식회사'다. 의상실 뿐 만 아니라 골프 웨어, 아동복, 이너웨어, 보석, 홈패션, 도자기, 자전거, 벽지, 양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앙드레 김=예술'이라는 등식을 만들며 브랜드 가치를 확장시켜왔다. 특허청에 등록된 앙드레 김 상표만도 17건. 이 가운데 디자인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시중에 나와 있는 상품이 아파트와 냉장고, 에어컨, 신용카드, 자전거 등 10가지가 넘는다.'앙드레 김' 브랜드의 연간 매출을 합치면 최소 1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그는 옷 뿐만아니라 우리 생활공간, 물품 속에 그의 디자인을 입혀왔다. 서울 목동 트라팰리스 아파트는 앙드레 김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아 '앙드레 김 아파트'로 불리고 삼성전자와 제휴한 앙드레 김 냉장고, 삼천리자전거가 만든 '앙드레 김 자전거'도 있다. '앙드레 김'이란 이름을 단 브랜드의 연간 매출을 합치면 최소 1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보통 중견기업 이상의 브랜드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앙드레 김' 브랜드, '예술'을 입다=앙드레 김은 한국도자기와 손잡고2008년 초 자신의 이름을 내건 도자기를 처음 선보였다. 앙드레 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올해 3월에 선보인 웨딩컬렉션 '패럿'이 한국도자기와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한국도자기 고위 관계자는 "앙드레 김 선생님은 경제적인 이익보다는 오로지 브랜드 가치 자체에 열중했다"며 "진정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한국도자기의 앙드레 김 제품은 2008년 초 첫 선을 보인 뒤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지금까지 매출은 45억~50억 원 선. 한국도자기 측은 "변함없이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고인의 작품세계에 누가 되지 않게 디자인 정신을 잇고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란제리 브랜드 '앙드레김 엔카르타'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고품격 이미지에다 홈쇼핑과 온라인몰을 유통채널로 삼아 이른바 '매스티지 마케팅'의 좋은 성공사례로 꼽힌다. 출시 당시 방송 시간당 4억∼5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현재도 1회 방송마다 3억∼4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홈쇼핑과 온라인몰에 이어 대구 동성로에 가두점도 열었다. '앙드레김 란제리'는 이달 가두점 3곳을 추가로 열기로 했고 이중 한 곳은 앙드레 김의 사망 당일 날 열어 관계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앙드레김과 라이선스 계약 중인 아인스 M&M 관계자는 "병세 호전을 기대했는데 가슴이 아프다"고 "2001년부터 11년간 작업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앙드레 김, 브랜드 가치는?=앙드레 김은 2001년 앙드레김 코스메틱 론칭 이후, 2002년 앙드레김 속옷 브랜드 엔카르타, 2003년 앙드레김 키즈, 2004년 앙드레김 골프웨어, 2008년 앙드레김 도자기, 2009년 앙드레김 주얼리 론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앙드레 김 주얼리 매출은 연 50억원, 앙드레 김 키즈 연 매출은 70억~80억원, 앙드레 김 골프웨어 연 매출 약 300억원 등 업계에서는 앙드레 김 브랜드로 연간 1000억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숱한 패션 디자이너들이 있지만 앙드레 김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하는 디자이너는 거의 없다"며 "앙드레 김처럼 강력한 개인 브랜드를 가진 인물도 드물다"고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원 이동훈 연구원은 "고(故) 앙드레 김은 디자이너라는 직업인으로서의 가치와 사회적인 네트워크 가치가 상당하다"며 "고(故) 앙드레 김의 브랜드는 보통의 중견기업 이상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앙드레 브랜드, 후계는=앙드레 김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전 국민이 애통해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브랜드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앙드레 김' 브랜드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높다.올해로 48년째 '패션 인생'을 살아온 앙드레 김은 한국 패션계의 산증인으로 통하지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이렇다 할 '후계' 구도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앙드레 김 측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일이라 후계자 등 준비를 해두지 않은 상태"라며 "고인의 최측근인 임세우 실장과 아들, 디자이너 출신인 며느리가 같이 아뜰리에 맡아서 경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앙드레 김은 올해 3월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패션쇼를 열만큼 열정적으로 일을 해왔지만 올해로 75세라는 고령의 나이 때문에 후계 문제에 외부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생전에 앙드레 김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의상실 일은 물론 나머지 사업도 본인이 직접 진두지휘해할 정도로 일에 대한 의욕이 남달랐다. 이 때문에 앙드레 김의 공백이 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앙드레 김 브랜드는 거의 '1인 체제'로 운영돼 와 그의 공백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세계가 알아주는 브랜드인데 좋은 안을 마련해 잘 지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