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경영신문 정승호기자] 과연 한국의 맥도날드는 탄생할 수 있을까? 맥도날드는 선진화된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함께 전 세계에 걸쳐 110개여 국, 32,737개 매장을 보유(2010년 기준)한 가장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손꼽힌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맥도날드와 같은 메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나오기 위해선 무엇보다 성공적인 해외시장 개척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무한한 가능성의 해외시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냄으로써 원가절감, 로열티 및 물류 마진 확대, 개설수익 증대 등의 수익 극대화와 함께 진정한 다국적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장재남 원장은 그간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진출과 관련해, “국내 시장도 아직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 없이 무리한 시도를 해왔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현재 각 업종별 선도 업체들의 경우 일정 부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체인정보 박원휴 대표는 “미국의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8,800억 달러이고 일본은 1,720억 달러에 달하는 등 해외는 지금 프랜차이즈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어느 정도 양적 성장의 한계에 이른 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내부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와 경쟁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이후 해외진출 본격화 96개사 진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역사는 1979년 롯데리아 1호점인 소공동점의 오픈과 궤를 같이 한다. 이후 불과 30여년 만인 2010년경엔 매출액 77조원, 가맹본부 수 2,426개, 가맹점 257,274개, 상시종업원수 1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이제는 양적 성장의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질적 성장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시장도 점차 레드오션화 되며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해외시장의 중요성에 눈을 뜬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90년대 중반부터 해외진출 시도가 이뤄지기도 시작했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며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프랜차이즈 기업 중 상당수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시도해오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총 96개사가 해외진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45.8%는 2011년 추가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진출국을 살펴보면 중국이 6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 32.3%, 일본 10.4%, 싱가포르 9.4%, 베트남 8.3%, 태국 & 호주 7.3%, 필리핀 5.2%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진출 방식으로는 현지 가맹점 직접 계약이 35.4%로 가장 많았으며 현지 파트너 합자 30.2%, 현지 직영점 개설 28.1%, 마스터 프랜차이즈 20.8%, 기술제휴 6.3% 순으로 나타났다.
장기적-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도약, 단기적-좁은 국내시장 탈피
현재 수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도약을 위한 준비라는 장기적 측면과 함께, 단기적으론 점차 치열해지는 국내시장의 경쟁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함이 크다.
미국 로젠버그센터 Schlentrlch Udo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115만개 매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 프랜차이즈 기업들에 대한 조사결과, 매장의 69.8%가 미국에 있고 나머지 30.2%는 해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52%가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기업의 51%가 유럽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직 유럽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 기업 중 66%가 향후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은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오히려 해외 선진국보다 더욱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장재남 원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기 위해선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만으로는 어렵다”면서 “해외시장 진출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 어느 거리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특성상 이는 일개 기업 차원이 아닌 국가 이미지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수익 극대화, 우수인재 확보, 문화 수출 등 효과 다양
해외진출은 다국적 기업 맥도날드와 같이 브랜드를 고급화하고 상품 및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또 해외진출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냄으로써 원가절감, 로열티 및 물류 마진 확대 등 다양한 수익을 확보하고 우수인재를 유치할 수도 있게 된다.
정부에서도 우수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산업의 동반 발전을 가져올 수 있고 주변기기 및 원자재의 수출산업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 진출한 해외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경우 전체 식재료의 80%를 자국으로부터 수입해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더불어 해외 현지의 한국인 고용이 늘 수 있고 교민들의 창업도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 또 맥도날드, KFC 등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같이 진출국에 대한 문화수출 효과도 거둘 수 있어 국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휴 대표는 “좁은 국내 시장에서 성장을 하고 발전을 이뤄나가는 데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해외진출에 성공할 경우 해당 브랜드의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의 이미지와 국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