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는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네 가지 모두 영어로는 P자로 시작하기 때문에 혁신의 4P라고도 한다.
먼저 가장 흔한 것이 제품혁신이다. 제품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호롱불을 쓰던 인간이 백열전구를 만들었다. 마차를 타던 것에서 자동차가 생겨났다. 이런 것이 제품혁신이다. 누구나 잘 알 수 있고 누구나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30년 전에는 컴퓨터가,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란 것이 인간의 생활을 바꾸어 놓고 있다. 이런 것이 제품혁신이다. 두 번째는 공정혁신이 있다. 제품은 그대로이더라도 그것을 만드는 방법에는 혁명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헨리 포드는 자동차를 발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을 혁명적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지금 사람들은 자동차 하면 맨 먼저 포드를 연상하게 되었다. 이런 것을 공정혁신이라 한다. 공정혁신은 일반 소비자는 잘 모르고 지나지만, 제품의 값이나 품질을 엄청나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제품혁신 못지않은 폭발력이 있다. 포드의 혁신은 부자들만 타던 자동차를 서민대중도 탈 수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를 20세기 최고의 영웅이라고도 부른다.
세 번째의 혁신은 포지션을 바꾸는 혁신이다. 제품이나 공정을 바꾸지 않고서도 포지션만 바꾸어서 대단한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라면은 원래 일본에서 들여온 식품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본의 회사보다 우리나라의 라면 회사가 훨씬 더 크고 실력도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라면 회사가 라면의 포지션을 바꾸는 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라면은 원래 배고픈 사람이 한 끼를 때우는 구황식품이었다. 그것을 맛있기 때문에 먹고 싶어서 먹는 음식으로 만든 것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아스피린은 원래 해열제이지만 지금은 피가 응고되는 것을 막기 위한 용도로 몇 배나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런 사례가 포지션혁신에 해당한다. 마지막 혁신의 종류는 패러다임혁신이다. 조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여기서 패러다임이란 조직이 일을 수행하는 정신적인 측면을 뜻한다. 이제는 과거의 신화가 된 '하면 된다'는 박정희 정신, 정주영, 이건희 회장 등의 혁신 성공들은 대부분 패러다임혁신의 성공으로 분류할 수 있다.
독립기념관의 책임을 맡은 지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독립기념관의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야 할 것인가? 제품혁신은 지난 5년간의 노력으로 한고비를 넘겼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 거의 모든 전시물이 혁신적으로 바뀌었고 본 사람들 대부분이 잘된 변화라고들 말한다. 공정혁신은 독립기념관이란 조직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 조직이고, 그동안 비교적 고객의 소리에 민감하게 잘 부응해 온 조직이라고 자평해 본다. 그러면 남은 것은 두 가지 포지션혁신과 패러다임혁신이다. 먼저 패러다임혁신은 전적으로 경영자의 몫이다. 경영자가 조직구성원들과 많이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조용한 실천으로 본을 보이는 자세를 갖는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패러다임혁신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떠벌리고 다니는 쇼맨십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닥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가진 것을 나누면서 진심으로 다가서면 진심끼리는 통하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포지션혁신을 생각하여 본다. 현재의 독립기념관은 국민들이 10년이나 20년에 한 번씩 마지못해 들르는 장소이다. 독립기념관에 한 번 다녀왔으니 나도 국민으로서 할 도리는 다했다는 안도감을 갖게 되는 그런 장소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에 대한 포지션혁신이 필요하다. 항상 가까이 있어서 자주 찾아보고 싶은 장소로 독립기념관을 바꾸어야 한다. 가장 멋있고 친근한 공원으로 국민들의 가슴속에 각인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 필요한가? 노란 병아리 떼처럼 샛노란 옷을 입고 선생님의 구호에 맞춰서 독립기념관에 놀러 온 어린이방 아이들을 보면서 매일 하는 생각이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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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의 4P : Product, Place, Price, Pro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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