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1년…전남 영광원전 가보니

럭키홍 2012. 2. 23. 12:24

 

뉴시스아이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1년…전남 영광원전 가보니



【영광=뉴시스】맹대환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1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대체에너지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원자력을 적극 활용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지난해 3월 일본 원전사고 이후 '탈 원전' 주장에도 불이 붙어 지속되고 있다.

20일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총 21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영광원전에는 가압경수로형(PWR) 원자로 6기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원전 현황은 31개국 443기다.

영광원전의 시설용량은 590만㎾로 지난 2010년 기준 전국 발전량의 10.7%인 507억kwh를 생산했으며 협력업체를 포함해 2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3월11일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의 위험도는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동급 수준인 7등급으로 한국 원전의 안전성에도 관심이 고조됐다.

이 때문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수출을 계기로 원자력 르네상스 훈풍이 불던 국내 원자력업계에 안전성을 지적하는 국민의 우려가 거세지자 정부가 국내 원전 종합점검에 나섰다.

영광원전의 경우 지진 대비 정밀조사를 통해 원자로 건물 바로 아래는 중력 가속도 0.97g의 지진에도 건전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돼 규모 10.0 이상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광원전은 6.0 이상의 지진 발생 때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하는 시스템을 올해 안에 자동 정지설비로 개선할 방침이다.

지진 후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전을 강타했던 것과 관련, 영광원전은 부지고가 10m로 서해안의 얕은 수심과 원전 주변 야산의 방벽 역할로 지진 해일이 원전 전체를 덮치는 일은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이 사고 초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은 지진 해일의 높이를 예측하지 못한 탓이 크다. 후쿠시마 1원전에 들이닥친 해일의 높이가 14m로 추정되는데 반해 1원전 부지고는 10~13m에 불과했다. 이것도 최초 설계 당시에는 부지고가 5.7m 불과했으나 13m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광원전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비상디젤발전기, 축전기, 사용 후 연료저장조 냉각계통 및 냉각해수 취수계통 등에 대한 방수문과 방수형 배수펌프를 2014년까지 개선하고 완료할 방침이다.

또 중대사고 대비를 위해 2013년까지 수소폭발 방지용 최신 피동형 수소제거설비를 추가 설치하고 2015년까지 원자로 건물 내 압력상승 방지용 배기 또는 감압설비와 원자로 비상냉각수 외부 주입유로를 완료해 수소폭발을 원천 봉쇄할 계획이다.

영광원전은 지난해 소방문제 등 3건을 개선했으며 올해는 원자로 자동 정지설비 등 8건을 보완하고 2015년까지 연차적으로 안전성 제고를 위해 28건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영광원전은 지난해 1·2호기 증기덤프 설정치 변경 등 파워업레이트(출력증강) 준비 작업도 마쳤다. 출력증강은 95만㎾인 영광원전 1·2호기의 출력을 4.5% 향상시켜 100만㎾대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일부 주민들은 출력을 높이면 시설 안전여유도가 줄어들어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영광원전은 기존 안전여유도 내에서 출력증강을 하고 타 호기가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갈 때만 일시적으로 가동하기 때문에 설비 안전과 온배수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광원전 김대겸(58) 본부장은 “과거 외국에서 발생했던 원전사고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예방책을 철저하게 시행하는 한편 교육훈련도 반복하고 있다”며 “자원 빈국인 한국의 입장에서 원자력이 차선의 에너지인 만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안전하게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화석연료와 신재생 에너지만으로는 국내 전력을 충당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원자로 7기를 건설 중이며, 추가로 4기 건설을 추진하는 등 원자력을 확충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의 경우 석탄 발전소에 비해 거의 1% 수준의 이산화탄소만을 발생시켜 현재 저탄소 녹생성장 에너지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원전을 건설하는데 수조원이 들어가고 공사기간도 10~20년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원자력 생산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원자로 가동수명이 보통 20~30년이고 수명이 다된 원자로를 폐로하는 데도 건설기간 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환경파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6월 영광원전 인근 해상에서 반핵시위를 벌인 그린피스(Greenpeace)의 환경감시선 ‘레인보 워리어(Rainbow Warrior·무지개전사) 2호’의 선장 마이크 핀켄은 “한국정부는 원전의 안전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근본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적인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해야만 진정한 안전과 에너지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mdhnew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