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핵연료 국산화ㆍ기술자립…`글로벌 톱3` 비상

럭키홍 2013. 7. 18. 11:19
핵연료 국산화ㆍ기술자립…`글로벌 톱3` 비상

 

핵연료 설계ㆍ제조 전문기업… 지속적 R&D로 원자력 새이정표
세계유일 경ㆍ중수로 모두 생산… 2016년부터 UAE원전에 공급

■ 대덕 40년, 미래 40년
(16) 한전원자력연료


핵연료 국산화 및 기술자립의 주역인 한전원자력연료는 1982년 정부재투자기관으로 출범한 국내 유일의 핵연료 설계 및 제조 전문기업이다. 1989년 핵연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 축적을 통해 핵연료 및 관련 부품의 국산화를 일궈내며 우리나라 원자력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또 세계 유일의 경수로용 핵연료와 중수로용 핵연료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 원전에 소요되는 핵연료 전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에너지 공기업이다.

최근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고성능 개량연료를 개발ㆍ공급함으로써 원전의 운전성능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나아가 수출 선도형 고유 핵연료와 노심설계코드 개발 및 핵연료 수출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핵연료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핵연료를 국산화하다=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정부는 원전을 도입한다. 지난 1977년 우리나라 첫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가 본격 가동된 데 이어 영광원전과 울진원전, 월성원전을 건설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시대를 열게 됐다.

이후 원전이 점차 확대 되면서 안정적인 핵연료 공급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핵연료 국산화를 위해 1982년 11월 11일 한국핵연료(현 한전원자력연료)가 탄생했다.

설립 초기 외국 자본의 참여 여부를 놓고 잠시 핵연료 국산화 사업이 늦어지긴 했지만, 기술만 도입하는 방식으로 계획이 변경돼 순수 국내 기술로 핵연료를 국산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1985년 5월 독일 KWU(현재 지멘스)의 성형가공기술을 도입키로 하고 성형가공공장 건설에 뛰어들어 1988년 12월 28일 국산 핵연료 1호를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재변환 공장의 전 공정을 우리 기술로 완성해 비로소 핵연료 국산화 시대를 맞게 됐다.

이 공장은 연간 200톤의 우라늄 분말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고, 1990년 3월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이는 경수로용 원전에 사용하는 핵연료 분말의 국산화를 외국의 기술 도입 없이 우리 손으로 일궈낸 결과였다.

◇핵연료 기술자립에 나서다=성형가공공장과 재변환 공장이 상업운전에 돌입함에 따라 한국핵연료 조직은 생산중심 체제로 전환됐다. 더불어 원전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상업생산 4년 만인 1992년 194톤의 이산화우라늄(UO2) 분말을 생산하게 되면서 핵연료 생산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핵연료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웨스팅하우스형 핵연료와 한국표준형 원전용 핵연료 제조기술 자립을 위한 도전에 나섰다.

드디어 1993년 영광원전 3호기 초기 노심용 핵연료 181다발 생산에 이어 영광원전 4호기 초기노심 핵연료 177다발 공급을 계기로 핵연료 제조분야의 기술자립을 100% 달성하는 역사를 만들게 됐다.

◇핵연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다=원전사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1997년 1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수행하던 경수로 핵연료 설계와 중수로 핵연료 제조사업을 한전원자력연료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전원자력연료는 핵연료 설계와 제조를 동시에 수행하는 세계 유일의 경ㆍ중수로 핵연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와 함께 핵연료 수요 급증에 따른 사후관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1994년 연료서비스팀을 구성해 핵연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핵연료 서비스 기술자립이 추진되는 계기가 됐다.

1999년에는 한국전력공사 자회사로서 일체감을 갖기 위해 지금의 사명인 `한전원자력연료'로 변경하고 세계적인 핵연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제를 갖추게 됐다.

◇글로벌 톱 3 기업으로 도약하다=한전원자력연료는 2000년대 들어 한국표준형 원전용 개량연료 `PLUS 7'과 웨스팅하우스 원전용 개량연료 `ACE 7'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공동으로 개발, 핵연료 독자 개발 능력을 확보했다.

PLUS 7은 2002년 12월 시범 집합체 4다발이 울진원전 3호기에 장전돼 2004년 4월까지 16개월 동안 한 주기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06년 4월부터 한국표준원전에 상용 공급되기 시작했다.

ACE 7은 2008년 후반부터 국내 웨스팅하우스형 원전 7곳에 상용 공급되면서 핵연료 개발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기게 됐다.

이와 함께 가연성 흡수봉과 Gd소결체를 국산화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잇따라 성공했고, 2008년에는 핵연료 핵심부품인 지르코늄합금 튜브공장을 건설하면서 제조기술을 국산화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결과, 우리 기술과 핵연료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원전 종주국인 미국에 핵심 부품을 수출하는 등 세계적인 핵연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지난 2009년 말 UAE 원전 수주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발전과 도약의 시기를 맞고 있다. 오는 2016년 하반기부터는 UAE 원전에 자체 생산한 핵연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원천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수출 선도형 고성능 고유 핵연료인 `HIPER' 개발을 마치고 2017년 하반기 이후 상용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원전 설계 및 운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노심설계코드 개발을 완료해 외국에 지불해 오던 막대한 로열티를 절감하고 국산 핵연료의 해외 수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해외 수출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핵연료 핵심부품을 미국과 브라질에 수출하고 있으며, 피복관 및 제조장비, 서비스 기술 및 장비 등의 수출에 이어 지난해 미국 뉴스케일(NuScale)사와 소형모듈 원전용 핵연료 개발 용역을 수주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한전원자력연료는 핵연료 기술 도입국에서 제조 및 설계 기술의 국산화, 개량연료 개발, 원천기술 독자개발에 이르는 핵연료 전주기 완성과 미래형 핵연료 개발 및 핵연료 소재 독자기술 개발 등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기반으로 `글로벌 톱 3 핵연료 전문 기업'으로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