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대일논단] 원자력, 제대로 알자

럭키홍 2014. 3. 3. 15:55

[대일논단] 원자력, 제대로 알자

2014-02-24 23면기사 편집 2014-02-24 06:00:39

대전일보 >오피니언

과학기술 집약 불구 사고·고장 핵무기·피폭 등 부정적 이미지 엄격한 안전관리로 신뢰 확보를

"" frameBorder="0" width="200" allowTransparency="" marginWidth="0" scrolling="no">
'원자력'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원자폭탄, 원자력발전소, 핵무기, 무서움. 부정적 이미지가 훨씬 많을 것 같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의 약 40%를 원자력발전소가 생산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엄연한 현실에서, 진정 원자력이 어떤 에너지인지, 왜 부정적인지를 알아보자.

우라늄 같이 질량이 큰 원소가 쪼개지면 에너지, 방사선 등이 나온다. 에너지는 원자력발전소, 원자폭탄 등에 사용되고, 방사선은 의료, 식품, 연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원자력을 개발한 최초 목적이 원자폭탄을 만드는 것이었고, 이어 수소폭탄 등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원자력'이 핵무기를 의미하는 '핵'과 동일시되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더욱이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우리로서는, 원자력 하면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할 일이다.

다음으로 방사선은 어떠한가? 태양에서 오는 방사선, 천연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 TV 등에서 나오는 방사선 등, 우리는 이미 방사선 홍수 속에서 무감각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방사선에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화상, 피부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원자력을 이용할 경우 방사선에 주의해야 함은 물론 방사선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을 차폐하기 위해서 철근콘크리트벽, 납 등이 사용된다.

원자력발전소의 경우는 여러 겹의 통제장치와 함께 1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완벽하게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방사선이 외부로 누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대규모의 천재지변이나 인적 실수로 인한 사고의 가능성은 당연히 있다. 이미 인적 실수로 발생한 미국의 TMI 사고와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에 이어, 지진과 쓰나미가 겹쳐 최근에 발생한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를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TMI 사고의 경우 철근콘크리트 건물이 있어서 외부로 방사선이 누출되지는 않았다. 반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는 많은 양의 방사선이 외부로 누출된 사고였다. 체르노빌은 설계상 철근콘크리트건물이 없고, 후쿠시마는 철근콘크리트건물이 있지만 건물 내부에 모인 수소로 인해 폭발이 일어나 건물이 깨져서 방사선이 외부로 누출됐다. 한편 우리나라의 모든 원자력발전소는 철근콘크리트 건물과 함께 수소제거장치도 갖추고 있다.

이렇듯, 원자력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주범은 핵무기와 원자력발전소이다. 둘 다 폐기할 수 있다면 문제가 간단히 해결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가? 미국, 러시아 등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북한 등이 핵 보유를 시도하고 있다. 핵 폐기보다는 핵 감축이 현실적인 해답일 것이다. 물론 지구상에 핵무기가 없어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또한 핵 보유를 시도하는 국가가 더 이상 없도록 철저한 국제적 감시와 제재가 있어야 하겠다.

현 시점에서 과연 원자력발전소 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 알아보자. 대한민국만큼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거의 모든 에너지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에너지를 우리의 두뇌로 얻는 것이었다. 과학기술이 집약된 원자력만이 지금까지 유일한 해답이었다. 원자력을 선택한 덕분에 안정적이고 값싼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국가 발전은 물론 국민 행복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그러나 잦은 고장과 사고로 국민들에게 많은 심려도 끼쳤다. 특히 최근에 불거진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불량부품 사건은 그동안 원자력에 친화적이던 국민들조차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래도 현실을 냉정하게 보자. 원자력을 통해 얻는 많은 혜택을 지금 버릴 수 있겠는가? '예'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 원자력의 사용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러면 어떻게 하겠는가? 다른 대안이 나올 때까지 철저하게 그리고 보다 엄격하게 안전을 관리하는 길 밖에 없다.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에 두고 조금씩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만이 원자력의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최종배 국립중앙과학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