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원자력 발전의 원리

럭키홍 2014. 8. 7. 08:10

                                원자력발전의 원리

19세기 들어서면서 물질의 구조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이 축적됐다. 이와 더불어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등가원리(E=mc²)’를 이용해 에너지와 관련된 미시적 세계에 대한 해석이 가능해졌다. 이어 중성자와 원자핵의 상호작용이 밝혀져 원자력 관련 기술이 급속도로 진전됐다. 이에 따라 1942년에는 세계 최초의 원자로인 CP-1을 통해 원자핵분열연쇄반응이 실현됐다.

[그림 1] 베크렐의 방사능 발견, 아이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원리(E=mc²)’ 발견, 러더퍼드와 보어의 원자구조 규명, 체드윅의 중성자 발견, 한과 슈트라스만의 핵분열현상 발견, 페르미의 원자로 건설 등 수많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거의 반세기만에 인공적인 핵분열 연쇄반응에 성공했다.

1945년 8월에는 핵분열 에너지가 원자폭탄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등장했다. 이 사건 이후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3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Atoms for Peace)’을 제안했고, 1954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창설됐다. 이로써 원자력 에너지는 군사적 이용과 별도로 원자력발전을 비롯한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로 이용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원자력 에너지를 전력생산에 이용하게 된 것은 1956년에 영국의 콜더홀 1호기가 상업운전을 개시하면서부터다. 이후 세계 각국은 꾸준히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고, 콜더홀 1호기 개시 후 50여 년이 지난 현재 세계 30개국에서 435기의 발전용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다.

● 핵분열 연쇄반응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로 된 원자핵, 그리고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로 이뤄진다. 핵분열은 우라늄과 같이 무거운 원자핵이 중성자를 흡수하면서 원자핵이 쪼개지는 반응을 말한다. 원자핵이 분열하면 많은 에너지와 함께 2~3개의 중성자가 나오는데, 이 중성자가 다른 원자핵과 부딪히면 또 다시 핵분열이 일어난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핵분열이 이어지는 것을 핵분열 연쇄반응이라고 한다.

[그림 2] 헬륨원자의 구조. 원자의 크기는 100억분의 1m이고 원자핵의 크기는 100조분의 1m로 원자핵은 원자 크기의 1반분의 1이다. 100억분의 1m라는 것은 지구와 사과를 비교했을 때 사과의 크기에 해당한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등가원리(E=mc²)에 따르면 핵분열 전후에 발생하는 원자핵의 무게 차이, 즉 질량 결손만큼 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다. 이 에너지가 바로 핵분열 에너지다. 실제로 우라늄-235의 원자핵이 중성자를 흡수하면 핵분열 생성물과 함께 평균 2.4개의 중성자와 약 200MeV라는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우라늄의 핵분열에너지는 대략 화석연료의 100만 배 정도인데 실제로 우라늄-235 1g은 석탄 3t이나 석유 9드럼만큼의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 원자력발전소의 등장

1942년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세계 최초로 핵분열연쇄반응을 성공시키면서 핵분열을 제어할 수 있는 원자로 제작의 길이 열렸다. 1940년대 말부터는 원자력을 동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연구됐고, 1951년 미국에서는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해 고속증식로 100kW의 터빈을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잠수함의 동력원으로 가압경수로를 개발해 1952년 원자력잠수함인 노틸러스호(Natulius)가 탄생했다.

구소련에서도 1954년 6월에 5MW의 발전용 원자로를 개발했다. 1954년 6월 27일 운전에 들어간 소련의 5000kW급 오브닌스크 원자력발전소는 세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이면서도 가장 오랫동안 운전한 발전소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발전소는 2002년 4월 30일 운전을 정지하기까지 무려 48년 동안 가동됐다.

미국은 잠수함의 추진동력으로 개발한 가압경수로(PWR)를 기반으로 시핑포트(Shippingport)에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고, 1975년부터 전기출력 60MW의 발전용 원자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한편 독일은 1961년에 180MW의 비등경수로(BWR)인 드레스덴(Dresden) 발전소를 건설해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영국은 플루토늄 생산 및 전력 생산이라는 2가지 목적을 가진 가스냉각흑연감속로를 개발해 콜더 홀(Calder Hall, 40MW)에 건설했다. 이 원자로는 1956년 상업운전에 들어갔으며 가스냉각로(GCR)이고, 전기출력이 6만kW급이다. 이후 영국에서는 개량형(AGR)을 포함한 가스냉각로형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왔다. 캐나다는 압력관식중수냉각로, 이른바 캔두(CANDU)로를 개발해 1971년에 실증로 피커링(Pickering) 원자력발전소(514MW) 운영에 들어갔다. 이후 캐나다는 이 원자로 형태의 종주국이 됐다.

● 플루토늄과 원자력발전

[그림 3] 혼합산화물연료를 사용할 경우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발전 기여율을 나타낸 그림

초기농축도 3.7%인 우라늄 연료를 노심에 넣을 경우 전기 생산에 기여하는 비율은 우라늄이 플루토늄보다 높다. 대략적으로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발전 기여는 연료수명평균 65:35 정도가 된다. 그러나 혼합산화물연료, 즉 MOX(Mixture Oxide Fuel)의 경우는 다르다. 노심에서 MOX를 1/4 정도 섞으면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발전 기여가 55:45 수준이 된다. MOX를 1/3로 늘리면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기여가 50:50이 되고, 만약 노심 전체에 MOX를 장전하면 플루토늄의 기여율이 80%에 이른다.

● 발전방식

수력발전은 물의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화력발전은 석유‧천연가스‧석탄 등을 태워 얻은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의 힘으로 발전기와 연결된 터빈 날개를 돌려 전기를 만든다. 원자력발전은 우라늄이 핵분열할 때 나오는 열에너지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의 힘으로 터빈‧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얻는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은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드는 방식만 다르고, 나머지 과정은 똑같다.

[그림 4]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의 과정을 나타낸 그림. 두 발전방식은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드는 방법만 다르고 터빈이나 발전기를 돌리는 것은 같다.

[출처]「원자력의 유혹」(심기보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