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방사선 영향?

럭키홍 2014. 9. 3. 17:13

                               [health & energy]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방사선 영향?

지난 4월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는「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선 피폭의 수준과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맞춰 일본원자력문화재단 <原子力文化>에서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나가사키대학의 나가다키 시게노부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본 지에서는 방사선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보기 위해 이 기사를 전재합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상생협력실장 심기보 : 文責>

Q.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암 발생 증가는 예상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현재 건강상의 영향은 없고 향후의 건강 영향도 방사선의 영향이라고 따로 구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은 제 개인적인 표현입니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는 과학적인 근거 하에 설정한 선량을 기준으로 미래의 건강 영향, 리스크를 판정합니다. 먼저 전체적으로 볼 때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급성 암 발생 사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피난생활로 인해 많은 사람이 사망했습니다.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보고서에는 “사람들에게서 우울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해당하는 증상 등 심리적인 영향이 관찰되었다. 이는 향후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에서 정신 건강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일단 10세 이하와 성인으로 나눠 18개 지역의 선량을 상세하게 계산했고, 이 평가를 기초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논의했습니다. 암 발병 리스크의 경우 외부피폭, 내부피폭을 포함해 받은 양이 10밀리시버트(mSv)라면 암 발병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의 변화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연령이나 인체 내 장기별로 생각했을 때 암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초음파검사로만 진단할 수 있는 갑상선암의 발병률이 증가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방사선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후쿠시마 현의 주민 건강조사 기록에서 외부피폭(유효선량)이 3mSv 이하가 90%이고, 높아도 10mSv입니다. 따라서 암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그밖에 백혈병이나 다른 질병도 걱정할 선량이 아닙니다. 여기서 확실히 해 둘 것은 엑스선 등 치료용 방사선 조사, 원폭에 의한 피폭, 갑상선기능 항진증 치료를 위해 투여하는 요오드-131 등의 방사선 때문에 성인에게 갑상선암이 증가한다는 보고는 없다는 점입니다. 원폭에서도 피폭 시 2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갑상선암이 증가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일본에서 40세 이상의 사람은 안정요오드제 투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Q.어린이의 갑상선암에 대해 “후쿠시마에서 갑상선의 이상이 발견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들은 “갑상선암은 사고 때문이다”라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체르노빌에서 어린이의 갑상선암이 증가하고 있다. 걱정되니 검사를 받아보자”고 생각한 사람들로 검사가 늘었고, 갑상선암 발견도 많아졌습니다. 그러자 다들 “방사선 피폭 때문이다”라고 생각합니다.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보고서에는 “1세 유아의 선량은 높아도 80밀리그레이(mGy)일 것이다. 예를 들면 1살짜리 아이가 죽을 때까지 갑상선암에 걸릴 확률은 200명 중 1명이다. 유아기나 소아기 때 허용치 이상의 방사선량에 피폭된 사람에 대해 갑상선암 발생률이 식별가능한 정도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 선량이 아주 낮으므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발생한 다수의 방사선 유발성 갑상선암의 발생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결국 “선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체르노빌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Q.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연구 대상은 방사선의 영향에 관한 것으로만 한정되는 것입니까? 그리고 방사선의 선량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그렇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피해자들의 정신적인 영향을 다루었고, 5년 후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였습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연구대상은 아니기에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번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발표를 계기로 방사선 이외의 요인으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크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사선의 선량평가(Dose Assessment)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평가대상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평가대상은 토양의 오염에서부터 공기를 통한 흡입, 음식물까지 모든 모델이 포함됩니다. 어떤 모델을 사용하든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계산하기 때문에 선량평가가 높아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실제로 측정한 수치와 비교했을 때 계산의 수치가 몇 배 높은 경우도 발생합니다. 한편 실측치도 여러 제한 조건이 있기 때문에 2가지를 다 고려하여 광범위하게 고찰합니다.

계산 적용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인이 다시마를 많이 먹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인체에 들어온 요오드의 30%는 24시간 내에 갑상선에 모인다는 가정 하에 피폭선량을 계산합니다. 다시마 국물을 한 그릇 먹으면 방사성요오드의 집적을 5% 정도 낮출 수 있는데, 이는 모델 계산치의 1/5~1/10이 됩니다. 안정요오드제와 똑같은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요오드-131에 대한 모델과 실측치 사이의 이러한 편차 가능성에 대해 일본 국내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측치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따른 주민의 건강관리에 관한 전문가 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했습니다. 다시마를 섭취한 경우는 편차 때문에 모델과 실측치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규모로 측정한 것은 한 건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서베이미터(Survey Meter, 휴대용 방사선측정기)로 측정한 결과뿐입니다. 정확한 자료는 아니지만, ‘일단 존재하는 자료를 가지고서라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2번의 회의가 열리는 등 상당히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얻은 모든 정보를 정리해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Q. 이번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보고서에는 사고에 대한 정신적 영향을 “조사하지 못했지만, 문제이다”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세계보건기구는 “건강상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은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다. 이 정신적인 영향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정신병이 아니다. 정신적인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자립할 수 없는 사람들이 100만 명에 이른다는 것이 가장 큰일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역시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처럼 정신적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상황처럼 되지 않도록 앞으로 후쿠시마에서는 이재민이 자립할 수 있게 나라 전체가 한마음으로 전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사고로 인해 이재민을 고용할 곳이 사라졌고,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나라에서는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앞으로 이재민의 건강뿐 아니라 훨씬 넓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가도록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자연방사선VS인공방사선

Q. 후쿠시마 현장처리 작업자에 대한 피폭을 과소평가한 것은 아닌지 하는 말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고가 일어났을 때 모두 20km 권 밖으로 피난하였지만, 측정기기는 모두 20km 권내에 있었습니다. 측정은 해야 했기에 서베이미터로 측정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후쿠시마 원전에서도 현장처리 초기에는 선량측정기가 부족했을 것입니다. 기계도 없고, 정전으로 인해 측정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부피폭의 측정은 할 수 없었습니다.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당시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당시 2만 명 정도의 데이터가 현재는 전부 수집되었습니다. 2년 정도 지났지만 사고 시 시설에 들어간 사람들의 데이터는 전부 보고되었고, 이 데이터는 후생노동성이 책임지고 수집 중이라고 알고있습니다. 또 하나는 당시 요오드제의 복용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안정요오드의 복용법에 대한 정확한 기준과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다시마의 섭취 여부와 섭취량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Q. 방사선에 관해서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라는 기관을 자주 접합니다.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요? 그리고 원자력이나 방사선과 관련하여 어떤 국제조직이 있습니까?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자료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데이터를 기초로 방호의 개념을 검토합니다. 그러나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어떤 권고를 하더라도 각국에 강제력은 없습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국제원자력기구 의견서로 채택해 UN 가맹국에 배포하면 각 정부에 강제력이 발생합니다. 물론 강제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각국의 상황에 따라 대응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일본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국제기구 사이에도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일본의 경우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과학적으로 지금까지 발생한 건강 영향의 평가(영향의 여부),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자료가 공표됐습니다. 원자력과 방사선에 관한 국제조직으로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 외에도 국제원자력기구, 세계보건기구 등이 있고, 각각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다른 곳보다 더 정확하고 세밀하게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방사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하면, 모델과 실측치의 관계를 파악하고 어디에 비중을 둘 것인지 등을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보다 더 적극적으로 논의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선량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건강관리라는 의미를 포함해 매우 적은 양의 선량까지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피폭선량을 과학적으로 구하고 선량에 기초하여 건강 리스크를 검토한다’고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만 통용되는 논의가 아니라 국제적인 합의를 얻은 과학에 기초한 냉정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후쿠시마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널리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고후1년 동안의 주민피폭 선량 평가요약

Q. 앞으로 방사선 피폭과 관련된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질 예정인가요?

체르노빌과 똑같은 조사를 시행해 사고 후 10년째와 15년째 되는 해에 방사선 피폭에 대한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보고서에서 서술하고 있는 것은 “피폭된 사람들을 어떤 그룹과 비교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히로시마의 원폭 조사를 오사카와 비교하는 것은 역학적으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암의 사망률은 행정구역별로 비교해보더라도 식생활과 대책 등에 따라 30%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우선 먼 지역이 아닌 후쿠시마 현 내에서 비교 그룹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교 그룹의 결정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큰 과제입니다. 결국 비교 방법은 우리가 생각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방사선 피폭조사의 기본 중의 기본인 선량과의 상관관계입니다. 결국 피폭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것인데, 후쿠시마 현에 대해서는 아직 선량과의 상관관계까지는 연구하지 못했습니다. 방사선의 범위를 확실히 하며, 과학적으로 방사선 피폭과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조사하는 일이 앞으로 연구 방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공표된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의 보고서가 출발점입니다. 이 발표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방사선의 영향이 이 정도 범위이다”라고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방사선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두렵다”고 하는 것에 대해 “이 정도까지는 밝혀졌다”고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것이 바탕이 되어 앞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 조사는 1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일본인 연구자의 생각이 향후 보고서에 정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