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成語 언젠가 우리 회사 사장님께서 전직원을 모여 놓고 특별강연을 하실 때 우연히 농담조로 한 마디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사자 성어 중 남존여비(男尊女卑) 이란 말이 요즈음 무슨 뜻 인지 아십니까? 대부분의 직원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남자는 사회적 지위가 높고 귀하며 여자는 낮고 천하다”는 뜻 정도인데 웃으면서” 남자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어야 한다” 라고 현대판 뜻 풀이를 하신 적이 있다. 중년의 우리는 “ 남자가 존재하는 한 여자는 비참하다” 정도의 유머로 알고 있던 차에 그렇게 말씀 하시니 내가 더 뒤떨어져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하기야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사자 성어나 고사 성어가 입학 시험이나 입사 시험에 단골메뉴로 한 두 문제 출제되어 열심히 공부한 적이 있다. 이런 사자 성어가 정치 및 현실의 세상살이에 많이 사용되어 오는 데 한때는 토사구팽(兎死狗烹), 어느 때는 곡학아세(曲學阿世)가 유행해서 한자공부를 온 국민에게시킨적도 있다. 이와 같이 어려운 말, 쉬운 말들이 그시절의 화제가 되는 말을 무수히 만들어 내는 곳이 정치권인데 근자에 어느 정당 의원총회에서 모 국회의원이 한 말들이 너무 흥미롭고, 사자성어의 진수(?) 를 보여 주는 듯 싶어 옮겨 순수한 뜻을 음미해 보고자 한다. “계유정란 (癸酉靖亂) 의 일등공신 (一等功臣) 으로 무소불위 (無所不爲) 권력을 누리다가 결국 부관참시 (剖棺斬屍) 되고만 한명회와 나폴레옹의 오만방자 ( 傲慢放恣 ) 한 태도를 염두해 두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의 지하복도에 가면 대인춘풍 (待人春風) 지기추상 (持己秋霜) 이란 말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은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다스리고 상대편에게는 봄바람 같이 너그럽게 대하라.” 는 말이지요. 적반하장 ( 賊反荷杖 ) 격으로 자가당착 (自家撞着) 적인 발언으로 후안무치 (厚 顔 無 恥 ) 의 극치라고 하겠습니다. 정치인이야 말로 망망대해 ( 茫茫大海 ) 에서 배를 고쳐가며 항해해야 하는 선장과 다름없으며 배를 고치겠다는 발상으로, 이것이야말로 교각살우 (矯角殺牛) 요, 모기를 보고 칼을 빼는 견문발검 (見蚊發劍)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일부기업 사학 언론의 부분적인 문제점을 침소봉대 (針小棒大) 해서 그 이후 수도이전(首都移轉)과 같은 대물리기 어려운 국가적 대사를 일사천리 (一瀉千里) 로 추진함으로써 역수행진 (逆水行進) 하고 있습니다. 물을 거슬러서 배를 저어가는 것으로 가만히 있으면 뒤로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진보를 선호하며 야당을 수구골통 (守舊骨桶) 이라 하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언제부터인가 한해를 보내면서 대학 교수들이 한해 동안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그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사자 성어로 발표하곤 해서 작년에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이 선정된 적이 있는데 이 말의 의미는 오른 쪽으로 갈지, 왼쪽으로 갈지 방향을 못 잡고 이쪽 저쪽으로 헤매는 모습이 글자에 나타나 있다.
70년대 유행하던 유행가 가사 마냥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 갈까 이정표 없는 거리 " 하면서 갈팡 질팡하는 모습의 의미 일게다.
나라의 현실을 사자 성어로 빗대어 선택한 말로써 우리 나라 전체가 갈 방향을 잃은 선장 없는 배와 같은 심정의 표현인 듯 싶다.
그러면 올해를 표현 할 수 있는 사자성어는 과연 무엇일까?
일본은 한류 열풍이 불어 우리나라 연속극 겨울연가의 주인공였던 배용준 신드롬이 일어나 일본 보험회사인 스미토모(住友) 생명은 올해 세태를 반영하는 창작 사자성어를 공모해 우수작으로 배용준씨를 부르는 존칭인 "용사마"를 변형한 "樣 樣樣樣(사마사마사마사마)" 가 올해의 창작사자성어로 뽑힌 것을 보면 배용준씨의 인기가 대단한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신행정 수도 이전이라는 국가적 사업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으로 판결나서 온 나라가 국론이 분열되어 온통 시끄러운 모습과 4대 개혁입법의 국회통과를 위한 정치가들의 당리 당략적 이전투구(泥田鬪狗) 하는 모습 등으로 우리 국민들이 피로감에 쌓이고 나라 경제가 침체늪에 빠져 너나 나나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살기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 현실이 그리 희망적인 사자성어가 선정될리 만무하다.
수도 이전(首都移轉), 관습헌법(慣習憲法), 경제불황(經濟不況), 개혁입법(改革立法), 이전투구(泥田鬪狗),등 나름대로 생각나는 말들을 적어 보아도 모두가 우리 나라의 현실이 답답하고 힘든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는 말들이지만 이는 국민이 바라는 바와는 동떨어진 말들이다.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국민 전체가 아우성을 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을 따뜻하게 하고 배불리 먹게 하는 게 올바른 정치이고, 국민을 진정 위하는 길일 텐데 언제 이 시끄러운 늪에서 빠져 나와 국민 모두 웃으며 편안하게 살수 있는 날이 올 것인지 그날을 기다리는 마음이 국민 대다수의 마음일 것이다. 그 때가 오면 우리 같은 평범한 서민들 가슴속에 담긴 사자성어가 유행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이 원하는 사자성어는 거창하거나 어려운 한자가 아니다. 전원취업(全員就業), 경제성장(經濟成長), 빈곤해소(貧困解消), 복리증진(福利增進) 같은 사자성어가 유행하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우리 곁에 다가오길 학수고대(鶴首苦待) 할 뿐이다.
- 2004.12.10 碧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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