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무더웠던 올해 여름도 이렇게 저물어 가나 보다. 가을을 불러 오는 비가 주루주룩 소리없이 창문 밖에는 내리고 있다.
4계절 중에 가을을 제일 좋아하고, 여름을 싫어 하는 나는 그런 까닭인지 그리 정열적이지 못하고 미지근한 면이 많은 듯 싶은 것도 계절의 탓인 듯 싶다.
언제 부터가 체질이 바뀌어 땀을 많이 흘리는 나는 올 여름 더위와 싸우느라 땀방울 께나 쏟아 냈다. 지난 7월말 노력봉사 나가 유성의 조그만 지천에서 풀을 베며 흘린 땀은 한 사발은 훌쩍 넘고 한바가지는 안 되듯이 흘린 기억이 난다.
그날 더위를 먹었는 지 여름내내 더워 일년에 한두번 틀던 우리집 에어컨을 내무부장관의 스위치 관리도 아랑곳 않고 무조건 틀었더니 , 전기료가 많이 나왔다고 나보고 반은 부담하라고 아우성이다.
이렇게 보내고 있는 올해 여름도 오늘을 고비로 점점 식어 갈듯 싶다. 오는 비가 가을을 저만치 몰고 오는 듯 수은 주가 꺽이는 듯 싶다.
가을은 나에게 활동의 폭을 넓혀주어 좋아한다. 우리의 나이를 계절에 비유하면 가을 중반인 듯 싶다.
이 계절에 나는 여름나절 흘린 땀과 떨어진 체력을 만회 하고져 운동도 열심히 해서 대전 갑천변을 달리는 마라톤어가 되기도하고, 북한산, 마니산, 치악산, 한라산을 누비는 크라이머가 되어 마운틴 오르가즘을 만끽하며 가을을 즐기어 나갈 생각이다.
가끔씩은 동네 도서관에서 조용히 읽을 거리를 찾아 시간을 죽여 나가는 계절을 맞이 할거다.
아울러 그동안 시간이 없어 못만났던 시골친구들을 불러내어 그동안 못 나눈 정깊은 얘기들도 나누며 인생의 가을을 시대의 가을에 맞추어 즐기어 나갈 생각이다.
하루 종일 내리는 비와 조용한 사무실에서 오후를 보내면서 가을을 조용히 기다리는 마음에서 생각나는 가을시를 읊어 본다.
가을밤의 커피
-용 혜 원-
귀뚜라미 소리
유난히 들리는 가을날
마시는 한잔의 커피
인생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고독한 시간에
벗해주는 한잔의 커피
우리들의 삶이란
언제나 동반자가 필요하다.
쓰고 단맛이 어우러지는
동반자가 필요하다.
쓰기만 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달기만 하면
무슨 느낌이 있겠는가
귀뚜라미 울어대는 가을밤
한잔의 커피는
다시 한번
인생을 깨닫게 해준다.
.......................................................................................
나의 벗들이여 !
이제 우리도 가을의 단풍처럼 우리 생을 아름답게 물들여야 할 것 같네.
뭐 그리 재는 가?
뭐 그리 따지는 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풍악의 멋도 지고, 추억의 노래도 잊혀져 가듯
우리들의 그리움도 멀어져 갈 걸세.
자 이제 묻을 것 묻고,
털을 것은 털어 버리고
남은 시간 같이 가는 동반자가 되어 보자구나.
추억과 그리움과 정이 어우러 지는 그런 동무가 되자구나.
2005.8.22 오후에 碧田(나의 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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