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보령에서 달려와 동학사 산장에 투숙한 유운형이 쓴글을 퍼다가 다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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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에서 벽전 아우를 만나 밀린 얘기들 나누고, 새해 덕담이라도 주고
받을까 했던 일이 수포로 돌아간다.
해질녘 동학사 입구 동학산장에 짐을 풀고, 잠시 잠이 들었는데, 벽전
아우의 전화...서울서 혼자 내려온 Dragon-Kim을 픽업했으니, 꼼짝
말고 대기하란다.
몸이 말이 아니다. 술은 커녕 물 마시는 일조차 귀찮을 지경...
벽전 아우가 눈여겨 보아둔 옛정취 물씬 나는 어느 한식당에 들어...
벽전 아우의 강권으로 죽을 쑤어 먹는다.
다시 산장에 들어, 동동주를 혼자 마시고 있는 Dragon-Kim을 두고,
먼저 잠을 청해 보지만, 밤새 뒤척인다. 몸살 기운까지 스며든다.
괴로운 밤...내일 산행이 가능할까?
아침, 따끈한 어묵 국물로 속을 풀고...어묵 2개로 아침을 떼운 후...
09:45...출발...기운이 많이 좋아졌다. 보고싶던 얼굴들을 대하니
더욱 기운이 솟아난다.
서울서 새벽 출발한 당당님...참으로 여유로운 모습...
산행에는 아직 익숙치 못한 Dragon-Kim...초반부터 땀이 범벅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몇 겹을 껴입은 옷이 거추장스러운지 옷을 벗는 Dragon-Kim...
그러고도 땀은 비오듯....
큰배재를 향해 눈길을 오르는 파랑새...역시 새벽 목천에서 출발하였다.
큰배재를 지나, 계영정사 가는 안부에서 잠시 얼굴을 카메라에 담는다.
포근한 날씨지만, 목덜미를 스치는 냉기는 더할 수 없는 청량제....!!!!
삼불봉 오르는 중턱에 나란히 서 있는 남매탑...기념을 남긴 Dragon-Kim,
도저히 힘들어 못가겠으니 먼저 하산하겠단다. 그러시라고 한 뒤, 우리는
능선을 오른다.
삼불봉으로 오르며 뒤돌아본 남매탑...수많은 산행객들이 몰려있다.
삼불봉 능선에 올라...벽전 아우와 반달곰 아우가 나란히 섰다.
반달곰 아우는 이미 산행에서는 국내외를 두루 섭렵한 베테랑...암벽등반 기술까지
통달한 몸...지리산에서 반달곰을 만났던 추억을 잊지 못해 아마도 닉네임을 정한 듯....
삼불봉(775m)에 올라 앞으로 나아갈 서남 방향으로 바라본 능선들....
멀리 오른 쪽 끝이 연천봉(738m)...가운데가 문필봉(756m)...좌측이 관음봉(816m)...
그리고 남쪽 방향으로 바라본 쌀개능선과 계룡산 최고봉인 천황봉(845m)...
뒤로 삼불봉을 두고...능선에서 잠시 숨을 돌린 후...
간략하게 계룡산 신령님께 오늘의 행보를 고한다.
금잔 다섯 개...황금알 다섯 개...그리고 우리가 가장 아끼는 음식 한 접시...
< 계룡산 신명이시어! 삼가 고하나니...우리 다섯의 발걸음을 부디 보살펴 주옵소서!!!>
자연성릉...아마도 한자로는 自然城陵이 아닐 지 모르겠다.
칼날같이 날카롭게 성벽 같이 만들어진 능선...그런 의미이리라...좌측은 천 길 낭떠러지...
동쪽 방향...동학사 계곡...오른 쪽 긴 능선이 향적봉 능선...
외로운 소나무...골짜기 저 아래에는 동학사...
오늘 올라야 할 최고봉인 관음봉...
쌀개능선이 저만치 펼쳐지고, 낭떠러지에는 소나무가 위태롭게 서 있는 곳...
그곳 관음봉 맞은 편 성릉 위에 배낭을 풀고, 기막힌 풍광 속에 묻힌다.
함께 나누는 정겨운 술잔...더 무슨 언사가 필요하랴!!!
관음봉 오르는 계단...
철계단을 오르며 뒤돌아 본 자연성능...저 끝에 삼불봉....
가히 칼날의 기세다.
관음봉 오르는 길에 피어난 얼음 나무...
얼음나무 뒤로 남쪽 방향...쌀개능선...
철계단을 오르는 벽전 아우...
얼음나무 뒤로 동학사 계곡...
다시 쌀개 능선...참으로 기막힌 풍광...
철계단을 올라선 파랑새와 당당, 반달곰 아우...
관음봉에 세워진 정자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있는 산행객들...
오늘의 최고봉 관음봉(816m)...
동학사 계곡의 은선폭포...신선들이 숨어 놀던 곳...
물이 말라버렸다.
오후 3시 동학사 도착...산행 종료...
뒷풀이 자리...명수도 오고...
유성에서는 소문난 검은콩 수제비...
이 집을 다녀간 사람들의 친필 사인...
대전시장 염홍철/축구선수 김남일/골퍼 박세리/대권주자 박근혜...등
마무리 하는 자리...
뭐라 고마움을 표하리오!
...
山頂에 서면
가슴 속에는 들끓는
푸른 노래라도 불러야 한다.
친구여!
잊혀져 간
이들의
그리운 목소리가 나부끼는
山頂에 서면
우리는 차라리 한 잔의 술이라도
들어야 하지.
못 견디는 山 사랑의 외마디 노래로
갈증을 푸는 친구여!
가령 西海에 떠있는
저 고도처럼
日暮에 산정에 서 있을 때
그리도 쓸쓸한 사모침이
가슴에 그득하다는 친구여!
우리는 이제 떠나야 한다.
하루의 山行이 끝나
歸路에 들 때
가슴 속에는 그 알 수 없는
充滿感을 무어라 할까?
친구여!!
저 永遠한 발돋움을 헤쳐 오는
메아리여!!!!
...
2,008. 1. 21. 월
江山幽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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