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원자력연료는 국내보다 세계에 더 잘 알려진 핵연료전문기업이다. 사진은 한전원자력연료 사옥 전경. 한전원자력연료 제공
전 세계적으로 산업화의 급격한 발달과 함께 에너지 소비도 급증하고 있고, 이에 따른 대처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 원자력에너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모듈원전)와 같은 중소형 원자로는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000기가 건설될 전망으로, 시장규모도 3500억달러(약 3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자력을 통해 증가하는 에너지 소비를 충당하겠다는 것이 전 세계 각국들의 전략인 셈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내 총 에너지 소비는 2035년까지 연평균 0.9%가 증가할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예측하고 있다. 특히 전력 소비는 연평균 2.5% 증가해 에너지원 가운데에서도 가장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2035년까지 전체 전력설비 중 원자력 발전설비의 비중을 현재 26%에서 29%로 3%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국내 유일의 핵연료 설계 및 제조 전문회사인 한전원자력연료는 핵연료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을 개발·확보하면서 세계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원자력 관련 세계 최고의 선진국인 미국에 1200만달러 규모의 기술지원 용역을 수주하는가 하면, 2009년에는 UAE 원전 수주에도 한축을 담당했다.

지난해에는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일본에 방사능 오염토양 처리장비를 수출했으며,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핵연료 핵심 부품과 서비스 장비 등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박철주 사장 직무대행은 “31년 동안 지속적으로 쌓아온 원자력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고품질의 핵연료 품질관리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을 개척, 국민생활 향상과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전원자력연료의 핵연료 기술

한전원자력연료는 국내 모든 원자력연료 공급은 물론, 세계시장에 핵연료 설계 기술을 수출하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2012년 10월 미국 소형 원자로 개발사인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사로부터 1200만달러의 SMR용 핵연료 개발 용역을 수주받고, 미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한창인 SMR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SM R용 핵연료를 개발 중인 현지에 연구원을 파견해 핵연료 집합체 설계와 안전해석 등을 수행하고 있다. 차세대 원자력발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SMR에 한국산 핵연료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이와 함께 뉴스케일 파워가 2017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4만 5000㎾ 규모의 SMR에 들어갈 핵연료 설계 및 인허가에 대한 지원과 자문 등도 담당하게 된다.

SMR과 구조는 다르지만, 규모가 비슷한 중소형 원전인 스마트 원자로용 핵연료를 개발한 점이 높게 평가되고, 더욱이 한국이 UAE 원전을 수주한 경험도 이번 계약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뉴스케일 파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전원자력연료와 뉴스케일 파워와의 계약은 대규모 계약이라는 것 외에도 남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원전 선진국인 미국에 하드웨어가 아닌 원자력 소프트웨어를 수출했다는 것과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한국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을 받은 것도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매출 증가에 따른 한국원자력연료의 성장도 주목할만하다.

한편 SMR은 발전 규모가 10만㎾ 내외 규모의 소형 원전으로,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크기가 작아 사고가 발생해도 물 없이 공기만으로 식힐 수 있기 때문에 바닷가가 아닌 내륙에도 세울 수 있는 장점과 함께 건설 공기도 기존 원전시설에 비해 2년 정도 짧은 것도 특징이다.

특히 복잡한 설비를 원자로 용기 안에 넣어 조립식으로 만들 수 있어 공장에서 똑같이 만들어 생산하는 모듈이 가능하고, 한 번 인허가를 받으면 필요한 출력만큼 여러 개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안전성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