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원전종사자들에 관심 필요

럭키홍 2014. 1. 23. 14:15

[기고] 원전종사자들에 관심 필요

2014-01-23 21면기사 편집 2014-01-22 20: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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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에너지 일선의 원전 원전종사자들이 전력생산을 위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상세히 알지는 못한다. 시끄러운 기계음 속에서 밤낮 교대근무는 기본이고, 비번이라 할지라도 비상 투입대기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모두가 기피하는 방사선 피폭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고도의 기술수준 및 고강도 근로가 요구된다. 원전은 상대적으로 오지에 위치하고 있어 교육, 의료, 문화 등 가족들의 생활환경이 열악하고 지역간 순환근무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이중생활을 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한 톨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 88번 농부의 손길이 필요하듯이 1㎾의 전력의 생산에도 그만큼 정성과 인내가 요구된다. 원전종사자라는 직업을 굳이 분류한다면 속칭 3D 업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원전산업 종사자들에게 있어 2013년은 돌이켜 보고 싶지 않은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잇달아 터져 나온 원전부품 납품비리 및 품질문서 위조 사건으로 인해 세계최고의 기술수준을 자부하던 원전산업이 비리집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반복된 전력수급 불안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증폭되었고 고스란히 원전산업으로 그 화살이 쏟아졌다. 원전에서 생산한 고품질(高品質) 저가(低價)의 전기에너지가 우리나라 주요 수출산업의 대외 경쟁우위 확보에 전적으로 기여해 왔다는 원전종사자들의 자부심에도 크게 손상을 입었다.

원전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공기업인 한수원㈜이 2014년 갑오년 새해를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그동안 썩은 부분에 대한 외과적 수술로 인해 위축되었던 자신감을 되찾고 건강한 체질을 갖춘 국민에너지 기업으로 출발하는 원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해 말에 한수원㈜ 개혁을 위해 능력 있는 CEO가 구원투수로 투입되어 잘못된 관행과 비리를 끊어냈고 문화, 조직, 인사 등 3대 혁신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드라이브 하고 있다. 소속 임직원 및 원전종사자들도 지난 교훈을 성찰하면서 국민기업 한수원 재탄생의 산고를 함께 치르고 있다. 한 번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원전산업은 과거 원전이 기여한 바가 아무리 많더라도 국가성장 동력이 아무리 급해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한 발짝도 진행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산업의 혁신은 어느 순간 중단되는 일과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앞으로 끊임없이 계속되는 과정으로 정착되고 그렇게 국민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지난 1월 13일부터 겨울철 전력 피크를 앞두고 그동안 품질문서 위조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고 신고리 1, 2호기 및 신월성 1호기를 단계적으로 재가동에 들어가서 전력수급 여유를 확보하게 됐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1월 14일 정부가 발표한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당분간 원전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탄소에너지를 지나 수소에너지 시대로 전환해가는 세계 에너지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가 성장 동력의 유지를 위해 기술기반 국산에너지인 원전이 필요하다는 현실이 국가계획에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원전종사자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원전이 당분간 필요하고 국가 전체를 위해서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면 기쁘게 해야 할 일이다. 지금 이 시간도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출근하여 국가산업에 있어서 산소와 같은 존재인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에너지 일선인 원전에서 발전기와 싸우고 있는 원전종사자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국민들께 호소 드린다.

박승철 한수원 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