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1914년/ 대전의 역사

럭키홍 2015. 1. 29. 17:12

대전의 태동은 호남선 개통과 맥을 같이 한다. 딱 100년 전인 1914년, 대전군 신설과 호남선 개통이 함께 이뤄진 것. 이 두가지 전기로 대전은 사통팔달 교통망을 가진 '국가의 심장'으로 성장해왔다.

1914년 대전에서 생긴 이 두가지 사건은 두 개의 커다란 의미로 대전을 발전시켰다. 대전군 신설이 지역의 행정적 시작이었다면, 호남선 개통은 도약의 발판이 됐다. 행정적으로 대전은 지난 100년간의 발자취를 통해 '전국 5대 도시'로 성장했다. 1014년 군 신설, 1931년 읍 승격, 1935년 부 승격, 1949년 시 개칭, 1989년 직할시 승격, 1995년 광역시 개칭 등을 거치며 명실상부한 국가 중핵도시로 우뚝 선 것. 호남선 개통은 이 같은 발전을 이끄는 '하나의 축' 역할을 맡았다. 경부선과 함께 국가 전역을 연결, 대전이 '교통의 심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 역할을 했다.

현재 '100세'를 맞은 대전은 아이러니하게도 서대전역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호남 등에서 KTX 호남선 정차 전면 배제를 주장하며 도심 공동화의 '원인'으로 전락할 상황에 처했다. 지난 100년 대전 발전의 한 축이었던 서대전역이 '계륵(鷄肋)'으로 치부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

과거를 반추할 때 현재 호남의 요구는 지나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대전역이 지역 발전을 위해 해왔던 역할 만큼, 지난 100년간 지역 발전을 저해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대전은 서대전역 개통으로 국가 교통의 심장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지역 곳곳이 갈기갈기 찢어지며 적잖은 피해를 입었던 것이 사실이다. 수도권과 호남을 연결하기 위해 놓인 철도로 인해 동·서간 격차가 가속화, 지역 상생 발전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해왔다. 대전의 입장에서 보면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가교라는 '명분'을 위해, 지역 공동 발전이라는 '실리'를 저버리게 된 셈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현재 호남권의 주장은 적절치 않다. 대전시민이 호남 발전을 위해 지난 100년간 희생해 온 것에 대한 보상은 못해 줄 망정, 오히려 대전을 망치려 드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 받을 수 없다. 지금 충청과 호남은 호남고속철 개통으로 반목하느냐 상생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부디 양측이 소아병적 인식에서 벗어나 상생의 결단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성희제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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