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만에 옛날 생각나게 하는 글이 고야로부터 날라 들어와 나를 그냥 놔두지 않는 저녁 시간이다. 감정적이고, 생각하게 하는 글이 추억을 되돌리게 하니 나역시 횡설 수설거리는 것 같다. 나야 어린 시절은 완전히 시골 촌놈에 가난과 철부지 그대로다. 형이 있나? 누구마냥 공부 잘하는 오빠가 있나? 가난한 집에 어린 소년이 그래도 총기 있고 똘이방 거리고 해서 귀엽게 키워 온지라 깡보리밥은 안 먹고 자란 것 같다. 그래도 어머니의 교육열과 아버지의 어진마음으로 지금의 나를 있게 함은 그저 부모님께 감사하며, 존경하며 살아 가고 있다. 이번 어버이 날은 자주 집에 들려서 인지 어머니로 부터 오지 말라는 전화까지 오고 했어도 왠지 모르게 가고 싶어 혼자서 찾아가 어머니가 해주는 맛있는 점심을 먹고(요즈음도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이 더 맛 있을때가 있음)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며 행복한 얘기를 모자지간에 나누고 오면서 지갑에서 마누라 모르는 수표 몇장을 드리니 눈이 동그라지며 큰일이라도 난 듯 야단이신 우리 어머니. 그러고 난 지난주 그 돈에서 일부를 손자 공부하는데 영양제라도 사주라고 마누라를 주는 그모습이 어머니 당신의 행복으로 느끼시는 그마음을 어리석은 이몸이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는 가? 그런 어머니가 언젠가는 임양수 선생님 얘기를 하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 하는 데 그중에는 고야 얘기도 중간 중간 끼어 든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은 몇가지가 머리에 생생한데 그얘기를 다 털어 놓기엔 시간이 없고 그하나가 어머니와의 일이다. 5학년 초여름에 우리반 상표하고 무엇을 갖고 싸웠나 크게 싸우고, 그당시만 해도 상표가 우리 반을 다 잡을 때인데 나는 그근처는 못가고 공부는 좀하고 반장이라 나역시 자존심으로 싸우다 보니 내가 많이 맞고 있는 것을 동네 동생들이 집에 와서 어머니 한테 알렸는 지 알고 서는 학교로 와서 임양수 선생님과 말씀을 나누고서는 우리반에 들어와 친구들끼리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공부 하라는 일장 명연설을 하고 돌아가신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그당시 우리 어머니 나이가 33살때 이신것 같은데 그나이에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도 생각 해보면 쉽지 않을 거라 생각되어 진다. 그뒤로 임양수 선생님은 우리 집에 자주 오시고, 어머니의 극진한 대접으로 흐뭇해 하시는 모습이 내 추억속에 아련거리는 데 그 선생님이 생각나는 오월이라는 고야 글을 읽고 나니 나역시 선생님이 생각나는 구려. 나야 선생님으로 부터 누구보다 귀여움 받고, 누구보다 사랑을 받고 자랐는 데 부족함이야 마찬가지지. 대학 2학년때 내가 동창회를 주최해서 선생님을 모시고 와이셔스 한벌 해드린 것이 나의 작은 성의로 위로하고자 한다. 35년전 임양수 선생님과 함께 우리반은 매일 아침 토의시간과 저녁 반성 시간에 내가 반장으로 앞에 나가 회의를 진행 할때면 반방에서는 "뭉게 구름 피어 나는 언덕에 서서 오늘도 뭉게 구룸 그려 봅니다 " ~~~~~~~~~ 꾀꼬리 같은 병애, 현숙이, 정숙이 노래 소리들려 오는 그 시간에 나는 찬용이라는 어린 소녀 왕눈이한테 진 땀 흘리며 쩔쩔 메인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우린 일찍 부터 토론, 토의를 배워서인가? 마치 지금의 노과장 하는 식의 토론을 해와서 인지 지금 직장 생활하며 그게 그렇게 두렵지는 않는 것은 그때 왕눈이 한테 단련 되어서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기야 나한테 반장 빼기고 회장 빼기고 시험점수 떨어지고 해서 온통 나를 잡아 먹으려고 했었을거라는 거 그당시는 모르고 대학교 들어가서야 조금 알았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곤 했다. 그래서 요즘도 찬용언니는 홍가 보면 두드러기 난다는 거 아닌가? 하기야 울 어머니도 그당시 나보고 찬용이 보다 공부를 더 잘해야지 하면서 나를 동겨 메고 한 눈 팔지 못하게 한 추억들이 가득한데 이 얼마나 값진 추억인가? 이런 추억, 저런 추억이 우리를 아름답게 하고,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하는게 그시절의 추억만은 아닐게다.. 그래서 나는 어린시절의 우리 친구들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아끼면서 남은 생을 함께 살아가고픈 거다. 이런 저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아 그리고 지금의 삶을 담아 "타는 저녁 노을에 매미는 울고" 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이라도 쓰고 싶은데 능력이 될라나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중년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면서 건강히 살자구나. 2006년 봄날 저녁 碧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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