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밭 가꾸기(시 창작방)

숟가락과 젓가락은 무늬가 같잖아요

럭키홍 2007. 6. 21. 13:31

                      숟가락 과 젓가락은 무늬가 같잖아요


                               - 가정의 달 5월 맞으며-



주위가 온통 봄의 소리로 아우성이고,
봄의 기운이 여기 저기 솟아나는 힘이 들릴 듯 봄의 향기가 피부로 와 닿는 시기이다. 요즈음 같이 환절기에는 몸 관리도 잘 해야 하는 데 어제 저녁부터 몸이 오싹해지며 재치기를 하며 코가 막히는 증상이 있는 것 보니 코감기가 찾아 오는 느낌이다.

어제는 하루종일 코가 막히고, 몸에 약간의 한기가 있어 병원을 갈 생각이었는데
마침 아침부터 아내가 “ 여보 오늘은 둘째 녀석 과외가 있으니 일찍 퇴근해서 아들 저녁 밥상 좀 차려 놓고 기다리라” 고 한 말도 있고 해서 일찍 일을 마무리 하고 평소보다는 일찍 퇴근하여 병원을 다녀 집에 와 아내가 시키는 대로 멋지게 아버지의 멋을 은근히 보여 주겠다고 마음먹고 하나 하나 식탁에 음식을 준비해 놓았다.

잠시 올 시간이 되니 아들 녀석이 벨을 누르고 기분 좋게 다녀왔다고 하며 자기 방에서 옷을 갈아 입고 식탁으로 오더니 “ 야 ~~ 아빠 오늘 왠 일이야? “ “ 이자식아 아빠도 마음먹고 하면 잘해” “너희들이 열심히 하고 공부 잘하는데 이 아빠가 이 정도는 기본이야” “ 야~ 이제 울 아빠도 나이가 드시니 철이 드시는 것 같에” “ 뭐~~ 뭐시기 이자식이 아빠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계속 이어지는 대화가 너무 오랜만이라는 생각에 아버지로서의 미안함도 느끼며 저녁을 먹기 위해 둘이서 마주 보고 앉아 있으니 아들 녀석이 “ 아빠 다 좋은 데 이건 틀렸잖아”

다 준비 해놓은 반찬에 완벽하게 차린다고 차려 놓고, 찌게도 먹음직스럽게 끓여 식탁에 놓고 , 물도 컵으로 담아 놓고 맛있게 먹으려는 순간에 이 또 무슨 소리인가? “ 뭐가 틀려 틀리긴? 그러고 보니 젓가락이 길이는 같은데 무늬가 다른 것이었다.

“ 아빠 젓가락 하나가 짝이 안 맞잖아” “그래 내가 어떻게 그 것까지 맞추냐? 그냥 맛 있게 먹어라”

내 숟가락과 아내 숟가락은 구분이 되어서 쉽게 찾을 수 있으나 애들 숟가락은 구분하기 어려워서인지 아내가 어디서 듣고 와서는 애들 숟가락에는 이름을 새기어 놓아 숟가락은 쉽게 찾을 수 있으나 젓가락은 구별을 할 줄 모르고 있던 터라 당연히 짝을 맞출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 했다.

내가 “어떻게 똑 같은 젓 가락을 구분하냐?” 이자식아! 하고 말하니 이 녀석 하는 말이 일품이라
“ 머리가 나쁘면 평생 고생한다니까요? “우리 아빠는 그래도 쓸 만 한 것 같은데 나이가 드셔서 이제는 머리도 가는 모양이지요?” 하하 기가 막힐 노릇 이었다.

최근의 “ 아버지는 누구인가” 강의도 듣고 해서 모처럼 아버지 노릇 좀 하고 자식과 대화 좀 나누려고 했는데 아들녀석으로부터 농담조의 말이지만 이런 소리도 듣고 해서 얘기 좀 하려고 하니 아들 녀석 과외 선생님 오실 시간이라고 마무리 하자고 한다.

그래 “ 야 그럼 너는 젓가락을 어떻게 구분하냐? 하니 “아니 숟가락하고 젓가락은무늬가 같잖아요” 하는 것 아닌가? 그러고 보니 숟가락하고 젓가락이 무늬가 같은 것을 이 나이 먹도록 오늘로써 알게 되니 진짜 어제는 아들로부터 단단히 교육을 받은 기분이며 머리에 기억되는 날인 것 같다.

아버지는 누구인가 ?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 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보는 분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은 “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 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는 게 아버지의 마음일 게다.

5월은 어버이날 도 있고 해서 그런지 가정의 달이다.
家和萬事成 이란 말도 있듯이 가정이 화목해야 매사가 다 이루어 진다는 말이다.

가족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안식처요, 사회를 이루는 기본적 생활 터 이다.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있으면서 순간 순간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잊고 사는 때가 많다.

가족이 지니는 의미는 그냥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나를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정신적 안정감이며 편안한 마음이다.

이런 가족의 소중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대신 할 수 없는 것이다.

가족과 더불어, 사회와 더불어 공동체적 관계로 살아 가는 존재이기에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고대 희랍의 철학자는 일찍이 설파하지 않았는가?

가족과 더불어 생기 나는 화목한 5월을 맞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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