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아침밥 -
몇일전 부터 때 아닌 겨울 짓을 하며 심통을 부리던 잔인한 달 하순의 날씨도
오늘은 그대들을 고요히 보내드리려 화창하게 햇빛을 내 비친다.
그대들을 보내는 오늘 만큼은 화창한 날씨에 영면의 길로 고히 잠드시라고....
바다를 지키다 영문도 모르고 순간에 운명을 달리한 우리 아들,동생들 영혼의 억울함을 알기에
하늘마저 그렇게 몇일을 흐느낌으로 애닲아 했나 보다.
아침 10시!
근무중에 그대들의 가슴에 한을 후벼 파듯한 애절한 진혼곡과 더불어 묵념의 시간을 울리는 방송이 흘러 나온다.
두소 모아 " 그대들이여! 부디 극락 왕생하시어 편안히 영면 하시옵소서! 남은 것은 산자들의 몫이라고 " 간절히 빌었다.
저녁 9시 뉴스는 온통 울음의 바다로다.
세상 어느 에미, 아비가 자기 자식 영정사진을 보고 싶겠는가?
잡히지 않는 아들을 잡아보려 몸부림 치는 에미의 울부짓음은 온 나라를 슬픔과 원한으로 적시는 마르지 않는 눈물의 바다로다.
"엄마 한번 불러 보고 가라"고 울부짓는 어느 에미의 절규하는 목소리.
"아들아! 미안하다. 너를 어찌 보낼거나...."
"너무 오랜만에 밥먹는 거지?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게가 아니라 어떡하니....아들아!......."
"맛있네, 맛있네 맛있어 우리 아들이 먹던 밥, 참 맛있다"
마지막 아침밥을 차려 눈물로 삼킨 이 어미의 통곡의 소리가 뇌리에서 맴돌며 지워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부모, 동생, 가족들을 생각하며 끊어져 가는 그대들의 숨소리를 생각하면
내가슴 커다란 구멍이 난 듯 가슴이 메어져 온다.
세월이 어느만큼 흘러야 바다를 똑바로 바라 볼수 있을까?
세월이 어느 만큼 흘러야 아들 친구들을 정면으로 바라 볼수 있을까?
세월이 어느 만큼 흘러야 이 비통함을 멀리 떨쳐 보낼까?
아니다. 그럴 수 없다.
에미는 영원히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아 눈뜬 봉사로, 귀먹어리로 살아야 하겠지.
그대들은 우리 모두의 아들이다.
그대들은 우리 모두의 사랑하는 연인이다.
그대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게 남은자들의 몫을 지켜 나가리라.
"3월26일 백령도에서의 일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결코 용서할 수 없으며 용서해서도 안되며,
잊어서도 안 됩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준 세력이 그 누구든지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끝까지 찾아내어 더 큰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 입니다."
사랑하는 천안함 장병들이여!
그대들이 못 이룬 꿈과 나라 사랑 정신
남은 자들에게 맡기고 여기보다 좋은 곳,편안한 곳으로 편히 가소서.
이곳 조용한 계룡산 양지 바른 곳에서 고이 잠드소서.
- 2010.4.29 천안함 장병들의 장례식을 보고서.....
'푸른밭 가꾸기(시 창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은 도전과 창조의 과정이다- 사랑하는 순택에게 (0) | 2010.08.13 |
---|---|
一心 一愛 (0) | 2010.08.04 |
俗離의 봄 (0) | 2010.03.21 |
아바타, 아이티 그리고 아이폰 (0) | 2010.01.27 |
사랑하는 아들에게 (0) | 2009.12.31 |